식약처, 약사법 위반 혐의 '메디톡신' 허가취소 수순
22일 청문 열고 메디톡스 소명 청취…식약처, 기존 입장 변화없어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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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제약사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제제 '메디톡신(50·100·150유닛)'의 품목허가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짓기 위해 22일 청문을 연다. 식약처는 기존에 내린 허가 취소 결정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지난 달 메디톡스가 약사법 위반 등의 불법을 저질렀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토대로 허가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청문은 약사법 77조에 따라 회사측 소명을 들어야 하는 절차로 이 날 양쪽의 첨예한 대립각이 예상된다.
22일 식약처에 따르면, 이 날 오후 2시 대전식약청에서 청문이 열린다. 메디톡스측은 임직원과 변호사, 식약처측은 담당과장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허가취소된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연치료제 '인보사' 사안 때는 자료가 방대해 청문을 열고 최종 취소허가 때까지 14일정도 걸렸지만, 이번 사안은 기존 사건들과 유사하게 일주일정도 뒤 결론이 내려질 것이란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청문을 통해 서로 의견을 듣고 일정기간 뒤 품목허가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지난해 5월 메디톡스 전 직원이 메디톡스에 대해 '메디톡신'의 제조 및 품질자료 조작 등의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를 하면서 불거졌다. 첫 신고자는 1명이었지만 이후 다른 신고자와 제보자까지 3명 이상이 메디톡스의 위법 혐의를 지적했다.
청주지방검찰청은 신고 내용 중 상당 수가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4월17일 약사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정현호 대표이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메디톡스측이 '메디톡신' 시험성적서를 조작하고 원액의 허용 기준 위반 등을 했다고 봤다. 특히 정 대표는 2012년 말부터 2015년 중순까지 무허가 원액으로 보톡스 제품을 생산, 원액 정보를 조작해 모두 83회에 걸쳐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승인 수량은 39만4274바이알에 달한다.
청주지검은 메디톡스 공장장 A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법인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고 주무부처인 식약처에 인‧허가 관련 범죄 처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불구속 기소된 4월17일, 식약처는 곧바로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검찰로부터 범죄사실 등 수사결과와 공소장을 받아 해당 품목 및 위반사항을 확인했다. 허가 내용 및 원액의 허용기준을 위반해 의약품을 제조·판매한 행위에 대해 약사법 제62조 제2호 및 제3호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험성적서 조작에 따라 메디톡스의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이노톡스'에 대해서도 제조업무정지 3개월 행정처분을 추가할 예정이다.
메디톡스는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대전지방법원 행정2부는 4월29일 기각했다.
이와 관련, 피부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대한미용피부외과학회는 지난 15일 식약처에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는 가혹한 조치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학회는 탄원서를 통해 "허가가 취소되면 오랜 기간 약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해 준 전문의들에 대한 불신이 일파만파 커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툴리눔톡신이 처음 국내에 도입된 것은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이지만 고가의 외산만 존재하던 상황에서 국산화 성장을 이끈 게 메디톡신이었다"며 "이를 통해 국내는 미국·유럽 대비 약 10분의 1에 불과한 비용으로 톡신 치료를 쉽게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보툴리눔톡신시장에는 메디톡신 외에도 수많은 국산 제품들이 우후죽순 출시된 상황인 만큼 가격적인 면에서 불편한 부분은 없다"며 "식약처가 최종 결론을 어떻게 내릴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시스템이 더욱 향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약사법 77조에 따르면, 의약품 품목허가를 취소하기 위해서는 결정 전 청문을 진행하고, 회사측 소명을 들어야 한다. 메디톡스 소명이 설득력을 잃으면 해당 '메디톡신'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이 경우 지난 200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지 14년 만이 된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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