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이어 두번째
유럽내 미 동맹국들 초비상
러와 갈등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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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에서 탈퇴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이후 군축과 관련된 미국이 군사관련 국제조약에서 또다시 이탈하자 러시아는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AP통신도 미국 정부가 러시아가 이 조약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조약에서 탈퇴하기를 원한다고 회원국들에 이날 통보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내일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의 통지서를 조약예탁국들과 다른 모든 당사국들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내일부터 6개월이 지나면 미국은 더는 조약의 당사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러시아가 조약의 완전한 준수로 복귀한다면 우리의 탈퇴를 재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 국가들이 지난 1992년 체결해 2002년부터 발효됐다.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4개국이 가입해 있다. 이 조약은 가입국의 군사력 보유 현황과 군사 활동 등에 대한 국제적 감시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회원국 간의 상호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정찰을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조약에 따라 지금까지 1500회 이상의 비행이 이뤄졌다.
미국이 이 조약에서 탈퇴하면 러시아와의 관계를 긴장시키고 유럽 동맹국들도 화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는 전했다.
유럽은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나토는 이날 회원국들을 상대로 긴급 회의를 예고했다. 독일은 미측에 이번 조치를 재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러시아도 미국의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발표를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이 근본적 협정 탈퇴를 정당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배격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조약 탈퇴가 이루어질 경우 어떤 기술적 문제의 해결도 있을 수 없으며, 이미 20년 이상 유럽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면서, 모든 요소가 상호 연관된 군사안보체제의 일부가 돼 온 제도 자체도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통보는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이후 국제조약에서 빠져나오는 또 다른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양국간 군비 경쟁이 재개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INF조약 폐기 후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단거리 미사일을 동북아 지역에 배치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한국과 일본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경우 동북아 정세에 긴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주군을 창설하면서 러시아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보다 몇배 빠른 미사일을 개발중이라고 언급하며 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미국은 러시아와 맺은 또다른 군축 합의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 스타트ㆍNew START)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체결된 이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하는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기로 제한하는 내용이며 2021년 만료된다.
전문가와 분석가들은 미국이 러시아와 마지막 남은 핵무기 협약인 이 협정이 거의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CNN은 전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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