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감한 상임위 신청 결과, 국토교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이른바 '돈 되는' 곳은 당선자들 발길로 북새통을 이룬 반면, 국방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피곤한' 상임위는 썰렁한 모습이다.
지역구 예산 확보가 용이한 국토위에는 민주당 전체 당선인의 1/3에 가까운 49명이 몰려들었다. 산하기관이 많고 지역 현안을 챙기기에 유리한 산자위와 코로나19 국면에서 인기가 높아진 보건복지위에도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방위, 과방위, 정보위 등 전통적인 비인기 상임위는 이번에도 정원 채우기가 숙제다.
특히 국방위 지원자는 고작 1명에 그쳤다. 원내지도부가 "국방위 지원자는 특별대우하겠다"며 독려에 나섰지만, 당선인들은 여전히 기피하는 분위기다. '노른자' 상임위와 비교하면 실속이 없다는 반응이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져 의정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데다,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홍보할 대민사업도 전무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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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실무적 측면에서도 까다로운 상임위"라며 "보안 문제 탓에 정보 접근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타 상임위가 반나절이면 입수하는 자료를, 국방위가 구하려면 일주일 가까이 소요된다. 일하기 불편하니 찾는 사람도 없는 것"이라고 봤다.
상임위 신청서 '1지망'으로 국토위를 써냈다는 한 원내지도부 의원도 기자와 만나 "비인기 상임위들은 남다른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국방위의 경우, 군사·안보 분야를 다뤄야 하는데 관련 용어부터 친숙하지 않다"면서 "의정활동을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군대에 아들 보낸 부모들 민원을 들어주는 것 말고 달리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냐"고 했다.
이어 "당선인 대부분은 총선 공약으로 지역개발론을 내세웠다. 지역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국토위나 산자위를 마다하고 국방위를 선호하는 이들이 몇이나 되겠냐"고 했다.
원구성 때마다 상임위 편중 현상이 반복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기 상임위인 국토위(30명)와 산자위(29명)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다음으로 모집정원이 많지만 의원 간 쟁탈전도 치열하다. 반면 국방위 정원은 17명에 불과하나 만성적인 정원미달 현상에 시달린지 오래다. 타 상임위 배정에서 밀려난 의원, 혹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관례에 따라 마지못해 맡은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성과 관계없이 의원들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상임위 제도가 운영되면서 비인기 분야는 관련 정책도 후순위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한 국방위 관계자는 "국방위의 경우 당내 인력풀도 부족하다. 전문가가 없다보니 정책 관심도가 떨어지고, 관련 분야 비전도 그리지 못하는 것"이라며 "예산 경쟁에서도 밀리니 국방위는 찬밥 신세를 벗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 과방위 관계자는 "비인기 상임위는 일단 신청서 1~3 순위 희망란 어디에도 쓰지 않으려 한다"며 "과방위 역시 워낙 수요가 없어 신청서에 쓰는 순간 해당 상임위로 배정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행여 배정될까 우려해 후순위 신청도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상임위 신청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오는 24일까지 당선인들 간 조율을 마칠 계획이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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