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웅 원장 "유령수술 피할 방법? '없다'"
(서울=뉴스1) 이승아 기자,김연수 기자 = “한국이 성형 강국? 실태 알면 미친놈이라는 말 나올 ‘범죄집단’”
2013년 ㄱ성형외과 여고생 사망사건· 2016년 권대희 씨 사망사건 등 강남 일대 ‘성형 의료 사망’ 사건의 진실이 알려지는 중심에 김선웅 원장이 있었다. 여고생 사망사건 당시 한국 성형외과의사회 법제이사로 진상조사에 참여한 그는 ‘유령수술’ 실태를 알게 된 후 6년째 의료 범죄 행위와 싸우고 있다.
권대희 사망 사건은 2016년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권 씨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 수술을 받은 뒤 중태에 빠져 사망한 일이다. 경찰조사 결과 병원은 같은 시간대에 3곳의 수술실을 열고 동시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CCTV에는 권 씨의 집도의가 수술 도중 수술 방을 나가고 다른 의사가 수술을 이어 하는 과정, 수술 도중 권 씨가 3500mL의 혈액이 흐르는 장면이 담겼다.
김 원장은 “일단 수술대 위에 올라가면 마취된 환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며 “유령수술을 피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강조했다.
유령수술(Ghost Surgery)은 이른바 대리 수술로, 원래 집도하기로 한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대신 수술을 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이는 타인을 기만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는 ‘사기죄’에 해당한다. 반면 미국에서는 대리 수술을 형법상 상해나 살해 미수 등으로 보고 처벌한다. 독일은 의사가 피고인이 되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의사면허가 정지되며, 일본은 벌금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의사는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다.
김 원장은 2014년과 2019년 2차례 국정감사 증언대에서 유령수술의 실태와 그 심각성을 고발했지만 변한 것은 없다. 오히려 유령수술은 더욱 늘어났고 조직화 됐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하는 반인권적인 ‘살인공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하소연할 곳이 없다”며 “피해 사실을 알리면 명예훼손이라 고소당하고, 검찰과 사법부가 앞장서 피해자들의 입을 틀어막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보건복지부와 법무부에 국내 성형외과에서 뇌사에 빠지거나 사망한 피해자의 숫자를 파악해 알려달라’는 글을 올렸다. 유령수술 살인을 멈추기 위해 성형 사망 피해자 숫자를 파악해 알려달라는 요구다.
5월 7일 시작한 청와대 국민 청원 '‘유령수술살인’을 멈추기 위해 ‘성형사망’ 피해자 숫자를 파악해서 알려주십시오' © News1 이승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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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이라도 정부에서 ‘공장식 유령수술’이라는 반인권 범죄수술을 중단시키고자 한다면 ‘성형 사망’으로 죽은 숨겨진 주검들의 숫자를 파악해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2000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성형 뇌사, 성형 사망을 당한 사람들의 숫자를 숨김없이 국민들에게 알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그가 운영 중인 ‘닥터 벤데타’라는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10만 명이 넘었고, 이른바 ‘공장식 유령 수술’로 2016년 사망한 故 권대희 씨 사건 분석 영상은 143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故 권대희 군 수술 CCTV 영상 캡쳐 © News1 이승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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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a.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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