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부와 기업은 지금 한 배를 타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기업·정부·국민이 합심하면 코로나 산업위기를 극복하고 디지털경제 시대의 강자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의 위기는 고통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에서 9대 업종의 17개 기업 대표를 만나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참석대상 업종은 항공·해운·기계·자동차·조선·정유·석유화학·철강·섬유 등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5.21.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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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산업과 일자리가 모두 위기상황이지만,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왔다"며 "외환위기 때에는 IT산업을 일으켰고 글로벌 경제위기 때에는 녹색산업을 육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생태계 전체를 지킨다는 비상한 각오로 일자리를 지키고 산업과 경제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경제 회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 일자리 지키기와 고용 안전망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이 한 배를 타고 있다는 표현을 두 번 반복했다. 문 대통령은 또 "기업과 정부가 정말로 한 배를 탄 심정으로 함께 '으쌰으쌰'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며 "그렇게 노력을 모아 나가면 경제위기 극복도 방역처럼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서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을 향해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다. 그 이유는 "절박하기 때문"이다. 기간산업안정자금 지원 조건 중에는 6개월간 90%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 요건을 갖추려면 작게는 기업 차원에서 노사간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크게는 노동계, 경영계, 그다음 정부도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시민사회도 함께하는 아주 큰 사회적 대타협을 이번 기회에 한번 함께 도모해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런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해낼 때까지 기업의 어려움을 정부가 돕는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디지털화가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며 "또 기후변화에 대응해 친환경, 또는 탈탄소 등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가속화될테니 기업들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기업에 필요한 인재들을 더 많이 키워서 디지털 경제의 핵심 역량이 강화되길 기대한다"며 "우리 기업들의 혁신 노력을 응원하면서 정부도 미래 기술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5.21.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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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정부와 금융권에는 유동성 위기 지원에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신속하게 결정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동성 지원정책에 나서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특별한 감사도 표시했다.
기업인들은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제충격 대책 관련 산업위기 극복과 고용안정 방안이 핵심 화두였다. 정부에선 기업 임원들의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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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화록, 업계 요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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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국책은행을 통한 지원에 감사하면서 고용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국가 간 교류 중단 해소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 정부가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가 지금까지 G20 화상 정상회의를 먼저 제안해서 성사됐고, 그다음 아세안+3 정상회의도 우리가 제안해서 화상회의가 이뤄졌다. 그 회의에서 필요한 교류의 재개가 대단히 중요하게 다뤄졌고 합의가 이뤄졌다. 지금까지 정상 통화만 30여 번 정도한 것 같은데, 거기에서 가장 중심적인 주제도 교류 재개, 항공을 다시 열자는 것이었다. (중국 등) 이미 여러 나라와 그런 합의가 됐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더 마련해 나갈 것이다.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한국선주협회장): 외항선원이 다른 나라에 상륙을 못해서 선원들이 바다에서만 오래 생활하고 땅을 못 밟을 정도였다. 그때 김정숙 여사님 편지(알헤시라스호에 보낸 편지)를 받아서 선원들의 긍지가 높아지고 사기가 진작됐다.
나라가 어렵고, 상황이 안 좋으니 국가의 중요성을 알겠다. '해진공(해양진흥공사)'이 큰 역할을 했다. 이 해진공은 전 해양인의 희망이자 꿈이었다. 이걸 대통령께서 설립해 주셔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게 생각한다. 해양강국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그룹 사장: (여객선, 교육선, 실험선 등에 대한 공공발주 등을 제안하며) 그러면 어려운 조선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5.21.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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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지금 기술력이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언급한 한국형 뉴딜에 그린 뉴딜이 한 축으로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을 발전시키겠다. 뉴딜 정책으로 경제 회복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겠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기업가들에게 감사하다. 긴급재난지원금에 많은 기업과 경제단체 임원들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감사드린다. 기부는 고용보험기금으로 편입해 있다. 더 어려운 실업자 등을 위해 사용하는 소중한 재원이다. 한 중견기업인이 6억 원을 기탁했는데, 또 한번 감사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기업인들이 이렇게 개별적으로 제안하신 내용들을 다 수렴해서 적극 검토해서 반영할 것은 반영하겠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장: 이번이 코로나 국면에서 대통령과 경제인이 세 번째 만남인데, 이에 대해 감사하다. 지금까지 두 차례 만남에서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위기에 적극 대응하면서 국민 불안을 진정시켰다. 이번 기간산업 안정기금에 기업의 기대가 크다.
정부의 재정 부담 없이 위기를 넘기려면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야 신임 원내대표를 만났다며) 두 분을 만나보니 일하는 국회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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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이유..핵심은 일자리·대타협·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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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세 가지 의미를 담았다. 우선 주요 산업 대표 기업들과 경제 위기 극복의 지혜를 모으겠다는 뜻이다.
이어 지금까지 발표한 정부의 코로나19 경제대책을 강조, 설명하는 계기다. 정부가 앞장서 대책을 내놓은 것이 경제와 산업 현장마다 골고루 반영이 되는지, 실제 기업들은 체감하고 있는지 대통령이 직접 업계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
무엇보다 일자리 지키기, 사회적 대타협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밝히면서 기업들도 협력해줄 것을 당부하는 의미가 컸다. 문 대통령은 5차례에 걸친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면서 주력 산업을 보호, 어떤 기업도 코로나19 때문에 쓰러지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지키는 이유가 일자리 안정임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5.21.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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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7개 기업 참석자는 △가삼현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류승호 이수화학 사장 △민은기 ㈜성광 사장 △배재훈 HMM 사장 △백순석 샤프에비에이션케이 사장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오원석 코리아에프티(주)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이수근 대선조선 사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이다(이름 가나다순).
정부 측에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장, 이동걸 산은 회장이 함께 했다.
김평화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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