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유턴기업' 지원했지만…"정책 효과성은 의문"
높은 인건비 장벽 여전…'고부가 가치형' 산업구조 전환으로 넘나
2019.9.2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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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해외로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국내로 복귀할 기업을 물색하는 '리쇼어링(국내복귀)' 전략을 짜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할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리쇼어링이 주목받으면서다.
그러나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한국을 떠난 우리나라 기업을 다시 국내로 불러들이기엔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 정부는 전 세계적 공급망 봉쇄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섬유·패션산업의 리쇼어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2일 정부 부처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달 초쯤으로 예정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관계 부처들과 리쇼어링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판 뉴딜' 국가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리쇼어링과 관련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이 '첨단산업의 세계 공장'이 되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면서 제조업 부흥을 강조했다.
실제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겨간 다수의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무작정 국내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기엔 인건비나 규제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실 리쇼어링 정책이 새로운 것도 아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3년 소위 '유턴법'(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해외에서 국내로 사업장을 옮겨온 기업에 각종 보조금과 세제를 지원해왔다. 단, 해외에서 2년 이상 운영하던 제조업장을 축소하고, 해외에서 생산되던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경우로 지원 대상을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조건에 맞춰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들은 법인세, 소득세, 관세 등 각종 조세감면 혜택과 설비투자 보조금, 고용보조금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책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2018년 12월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2018년 2월 기준 '유턴법'을 통해 리쇼어링을 진행한 기업의 숫자는 44개에 불과하다"면서 "국내로 복귀한 기업들의 업종이 전자, 주얼리, 신발 등에 한정돼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해외 진출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국내로 다시 옮겨오기 위해선 해외에서의 비용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인건비는 여전히 넘기 힘든 장벽으로 여겨진다.
정부는 이에 단순히 제조기업 유턴 사례를 늘리기보다 산업구조 자체를 고부가 가치형으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감소'와 '공급 중단'이라는 이중고에 처한 섬유패션업은 고부가가치 전환이 가능한 대표적 업종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20일 열린 간담회에서 "낮은 단가만을 쫓아 해외 생산에 의존하는 종전의 글로벌 밸류 체인(GVC)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섬유·패션업계의 고부가가치형 산업구조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수작업에 의존하며 낮은 인건비를 좇아 해외로 나간 가구·소형가전 업체 역시 국내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예전처럼 해외에서 국내로 똑같은 생산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을 지원하기보다, 자동화 등 생산방식을 바꾸는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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