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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육개장 500인분도 한시간이면 뚝딱"…급식업계 '센트럴키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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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식자재 가격 인상 상쇄해 수익성 보존

대형업체 수년전 조성 완료…CJ 하반기 가동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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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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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 단체급식 환경은 센트럴키친(중앙 집중식 조리시설) 전후로 나뉜다. 과거 급식장에서 육개장 500인분을 만들기 위해선 약 6시간이 필요했다. 모든 재료를 다듬고 최소 3시간 육수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센트럴키친을 거친다면 1시간이면 충분하다. 공수한 반조리 제품을 급식장 대형 냄비에 넣고 끓이면 바로 배식을 시작할 수 있다.

급식업계가 센트럴키친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절감은 물론 다양한 요리 과정을 줄여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장마다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맛 차이를 줄여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 CJ프레시웨이, 경기도 이천에 조성…하반기 가동 준비

22일 급식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올해 하반기 경기도 이천에 센트럴키친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센트럴 키친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식자재를 전(前) 처리하거나 반 조리한 상태로 단체급식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선 수십년 전부터 보편화했으나, 국내 역사는 비교적 짧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하반기 센트럴키친이 가동하면 급식장 운용 효율성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아워홈과 신세계푸드는 센트럴키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단체급식 사업장이 늘면서 자동화가 필요했고, 가정간편식(HMR)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한발 앞서 투자했다.

아워홈의 경우,2009년 경기도 안산에 센트럴키친을 설립하고 연간 1500톤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로 납품하는 반찬∙소스∙샐러드∙스테이크도 담당한다.

신세계푸드도 2015년 경기도 이천에 건립을 완료했다. 초기 생산량 1780톤에서 지난해 1만562톤까지 늘었다. 전국 급식장뿐 아니라 HMR 공장에 공급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단체급식 1등 삼성웰스토리 역시 경기도 평택에 센트럴키친 조성을 검토 중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식품연구원과 전문조리사가 현장에 상주하며 고객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며 "고객 요청을 받은 즉시 샘플을 만들어 최종 생산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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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신세계푸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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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건비 절약 최대 강점…'칼 없는 급식장' 나올까

급식업계가 센트럴키친 조성 효과로 기대하는 것은 인건비 절감이다. 기존 급식장에서 필요했던 재료 손실과 복잡한 조리 과정을 센트럴키친이 대신한다. 단체급식장에서 당연했던 작업이 줄어 근무 강도에 여유가 생긴다는 얘기다. 앞으로 '칼 없는 급식장'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신규 사업장 조성 비용을 과거보다 아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센트럴키친을 통해 식자재를 받으면 다양한 조리 도구를 급식장에 둘 필요가 없다. 국·탕류 조리 과정 중 2~3시간씩 육수를 끓이는 작업으로 발생한 가스비나 전기료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식자재 비용 상승을 센트럴키친으로 보존할 수 있다"며 "균질한 반조리 제품을 납품받으면 사업장마다 맛이 다르다는 민원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센트럴키친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 이견은 없다. 최근 식문화 변화로 반조리·완조리 식품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활용도가 지금보다 다양해질 수 있다고 예측하는 이유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발주와 동시에 품목을 만들고 냉장과 냉동으로 배송하는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센트럴키친 관련 사업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에선 센트럴키친 조성으로 급식장 인력 축소 현상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현장에 필요한 직원 역할이 과거보다 줄기 때문이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신규 수주 현장에선 기존 사업장과 비교해 채용 인력이 감소할 것"이라며 "현장 직원과 노조 측에서 고용 불안과 급여 축소에 불만이 나올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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