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구치소에서 30대 재소자가 수감된 지 32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구치소 측이 공황장애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밤새 손발을 묶어놨다고 유족들은 주장했고, 인권위가 조사에 나섰습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벌금 5백만 원을 내지 않아 노역장 유치 명령을 받은 30대 정 모 씨는 지난 8일 밤 부산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평소 공황장애로 약을 먹던 정 씨가 불안증세를 보이자 다음 날 오전 CCTV가 있는 보호실로 옮겨졌습니다.
[정 모 씨 아버지 : (CCTV를 보니) 불안정한 그런 상태로 갔다가 왔다가 앉았다가 누웠다가 섰다가 하면서 안에 인터폰을 계속하고 이런 행동을 하더라고요.]
불안증세가 이어지자 당직 교도관은 정 씨 손발을 금속 보호대로 묶었는데, 다음날 새벽 벽에 기대 있던 정 씨가 쓰러졌습니다.
교도관들이 보호대를 풀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정 씨는 10일 오전 숨졌습니다.
수감된 지 32시간 만입니다.
유족들은 정 씨가 수감 당시 공황장애가 있다고 구치소에 알렸지만 어떤 진료나 처방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정 씨가 쓰러진 뒤 30분이 지나서야 교도관이 손발을 풀어줬고 이후 30분 동안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정 모 씨 아버지 : 안에서 애가 대자로 드러누워 있으면 안에 들어가 확인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 게 없었어요.]
부산구치소 측은 수감 당시 정 씨에게 공황장애를 증명할 진단서나 지참약도 없었고 정 씨를 방치하거나 가혹행위를 하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부산구치소는 국립과학수사원에 1차 부검을 의뢰한 결과 사인이 나오지 않아 조직검사를 의뢰해놓은 상태입니다.
국가인권위는 유가족 진정에 따라 조사관을 파견해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송성준 기자(sjso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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