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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투자는 정책 신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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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점프] 정현철의 톡톡 빅테크(2)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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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는 글로벌 생산과 소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바이러스 초기국면일 때 중국과 한국을 대신할 대체 생산국과 회사를 찾기에 분주했다. 불행히 바이러스가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로 확산되었고 글로벌 소비가 위축되자 분주함은 우려로 바뀌었다. 소비위축으로 생산도 멈추었고 급기야 석유의 수요와 공급에 심각한 불균형을 가져와 에너지 기업을 중심으로 파산 우려로 확산되었다. 바이러스라는 보이지 않는 위험에 투자 심리도 빠르게 얼어붙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바이러스 사태에 우리는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 재택 근무를 하면서 비대면 시스템 구축에 다시 분주해졌다. 다행히 단기간 폭락했던 금융시장도 빠르게 안정감을 찾아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바이러스가 가져온 새로운 생태계에 사회·경제적 면역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투자자에게도 큰 고통을 주었다. 금융위기 이후 주식과 채권이 동반 폭락하는 극심한 신용경색을 만났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라는 변수, 즉 심리적 두려움은 투자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경계 심리를 자극해 극도로 웅크리게 했다.

웅크리는 속도가 빠를수록 금융시장에 오는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다. 과거 경기 침체는 경기 사이클이 정점을 향하고 풀렸던 유동성이 걷어 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다시 말해 경제 주체들이 경기후퇴를 예상해 늘렸던 부채를 서서히 줄이는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신용 문제가 발생하면서 충격이 왔던 것이다. 아쉽게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러한 충격에 대비할 시간적 그리고 심리적 여유를 주지 않았다. 투자자로써 더욱 혼란스러웠을 거라는 게 충분히 이해된다.

늑대가 오기전 총을 쏴야한다

경기침체와 디플레 우려가 커졌고 이미 경기침체 국면이라는 전문가도 있다. 경기침체 여부를 떠나 사회/경제적 변화가 큰 만큼, 개인과 기업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어야 한다. 변화에 면역을 갖고 빠르게 살아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다행히 각 국은 늑대(경기 침체)가 오기전 총을 쏴 늑대를 쫒아 내는 정책 공조를 하고 있다.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화정책을 단행했고, 국민이 지갑을 열수 있도록 재난지원금을 마련하는 재정정책을 우리나라 역시 단행했다. 각 국가의 이러한 정책들은 공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정책을 신뢰하자

위기가 절정이었던 3월중에는 하이일드 기업이 직전보다 8%이상의 신용 가산금리를 요구했고, 우량 투자등급 회사채 역시 평상시보다 2%이상의 가산 금리를 요구받았다. 각 국가 중앙은행이 긴급히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정책 초기에는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급기야 미국 연준은 무제한 투자등급 회사채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유가폭락에서 시작된 기업 파산우려가 우량한 기업들로 전염되는 것을 다행히 차단했다.

갑작스러운 조정으로 투자자로부터 받았던 많은 질문을 정리해보면 ‘의구심’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과연 어떤 정책으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겠냐는 질문인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 많은데 특히, 투자자 압장에서는 ‘정책을 신뢰해야 투자에 성공한다’는 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정책을 신뢰한 사람은 위험을 투자기회로 삼아 좋은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위기에 동요하지 않고 우량한 자산을 계속 투자하거나 분산투자로 위기를 관리했던 사람은 안정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미국은 고용시장이 튼튼해 질 때까지 완화적 정책을 유지할 것이고, 어떠한 정책도 사용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다. 우리가 투자자로써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정책을 신뢰하고 큰 흐름을 쫒아가면서 투자하면 된다. 필자가 말하는 빅테크(Big picture + 재테크)의 원칙이다.

미워도 다시 한번, 투자 면역력도 생길까?

바이러스 이벤트로 많은 자산의 변동성이 컸지만, 아이러니할 정도로 빠른 가격 반등을 이뤄내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패턴을 보면 위기 시 웅크리고, 실망해서 손절하고, 투자를 외면하다가, 자산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마음으로 투자가 재개된다. 야속하게도 투자가 재개될 때쯤, 가격 조정이 시작되고 상투 잡은 개미라는 오명이 다시 생긴다. 실패하는 투자 패턴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되풀이되는 투자 악순환을 끊어야 투자에 성공한다. 악순환의 반복이 아니라 선순환의 반복 사이클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이번 바이러스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며, 선순환 대열에 올라서는 노하우와 위기에 대응하는 투자 면역력을 갖추었으면 좋겠다.

계속 투자하자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시장은 상대적으로 빠른 안정을 찾았다. 디레버리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충격이 왔고, 그래서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은 투자기회를 찾기에 분주했을 것이다. 동학개미운동이라는 현상도 어쩌면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유동성에도 불구 명심할 것이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산업 생태계가 다시 그려지면, 분명 시간을 두고 부실기업과 도태, 파산하는 기업은 나올 수 있다. 무턱대고 위험 자산을 묻지마 투자할 수 없는 이유이다.

위기직후 과감히 투자한 사람은 빠른 반등에 따른 높은 성과에 취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안정감을 찾은 이후에는 차분하게 금융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자산을 분산 투자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기업에게는 비대면에 빠르게 적응하고,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투자(R&D)하라는 과제를 주었다. 삼성의 반도체 투자 행보는 위기 속 과감한 투자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교훈에서 시작되었다. 위기 시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과거 교훈이 소중한 자산이 되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투자자에게는 계속 투자(investment)하라는 메시지를 준다. 위기에 지나치게 웅크리면 균형있는 투자를 할 수 없으며 항상 후행하여 고점잡는 투자가 반복된다. 정책을 신뢰하고, 길게 보고 길게 투자하자. 그리고 분산투자 했으면 좋겠다. 또 마지막으로, 비대면 환경을 주도하는 기업에 주목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정현철 하나UBS자산운용 리테일영업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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