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 제주 방문 때 설치 추정…"행안부 거쳐 처리"
40년 간 제주도청 민원실 앞 공원에 설치돼 있다가 22일 오전 철거된 전두환 기념식수 표지석. 한자로 '기념식수 대통령 전두환 1980. 11. 4'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표지석은 전두환이 제11대 대통령 취임 직후 지방 순회 방문차 제주를 찾았을 당시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2020.5.22/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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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도청에 있던 전두환 기념식수 표지석이 40년 만에 철거됐다.
제주도는 22일 오전 도청 민원실 앞 공원 끄트머리에 있던 '전두환 기념식수 표지석'을 완전 철거했다. 이틀 전 한 시민의 제보를 받고 뒤집어 뒀던 그 표지석이다.
비자나무 한그루 아래에 있던 이 표지석 상단에는 한자로 '기념식수 대통령 전두환 1980. 11. 4'라는 문구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표지석 확인 당시 도 관계자들은 상당히 당혹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록상으로는 이 공원에 역대 제주도지사 명의의 기념식수 표지석만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도는 우선 기념수인 비자나무의 경우 베지 않고 그대로 살려 두되 표지석만 도청의 한 창고에 옮겨 두는 방식으로 철거했다.
22일 오전 제주도청 민원실 앞 공원에 비자나무 한그루가 덩그러니 서 있다. 이 비자나무는 전두환이 제11대 대통령 취임 직후 지방 순회 방문차 제주를 찾았을 당시 기념수로 식재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 아래에는 한자로 '기념식수 대통령 전두환 1980. 11. 4'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이 설치돼 있었으나 이날 오전 40년 만에 철거됐다.2020.5.22/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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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자료를 보면 실제 전두환은 1980년 11월4일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아 그 해 3월 준공된 제주도청을 비롯한 제주도 교육위원회 민원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등을 돌아봤다.
5·18 민주화 운동을 유혈진압한 뒤 1980년 9월1일 제11대 대통령에 취임해 지방 순회 방문차 한창 경북, 전남 등 지방을 돌던 때다.
종합해 보면 당시 제주도지사였던 이규이 전 지사가 전두환의 제주 방문을 기념해 도청 공원에 비자나무를 심고 표지석을 설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도는 문제의 전두환 기념식수 표지석이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만간 행정안전부의 의견을 구한 뒤 폐기 여부 등 최종 처리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부우기 도 청사관리팀장은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전두환 관련 시설물을) 철거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고, 무엇보다 국가 공권력에 의한 제주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도민 정서를 고려했다"며 철거 배경을 밝혔다.
1980년 11월4일 당시 제11대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이 그 해 3월 준공된 제주도청을 돌아보고 있다.(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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