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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밥 안 해먹는데…2030 슬기로운 재난지원금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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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29·여)씨는 긴급재난지원금(40만원)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당장 필요한 게 없을뿐더러 집에서 밥을 해먹지 않아 식재료를 쌓아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A씨는 회사 근처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 생리대 5만원어치를 구매했다.

#경기도 소재 대학에 다니는 학생 B(27·남)씨는 재난지원금으로 제주행 비행기 티켓을 구입했다. 물론 재난지원금으로 비행기 티켓을 살 순 없다. B씨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친구들하고 밥을 먹은 뒤 본인의 재난지원금으로 결제를 하고 'N분의 1'로 나눈 금액을 현금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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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안내. [사진 =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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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1인 가구가 재난지원금 사용처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된 대형마트대신 전통시장을 찾는 40~50대와 달리 식료품 구입 등 생활비 지출이 적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은 외식 비중을 높이거나 편의점과 H&B스토어 등을 주로 찾았다.

22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이달 13~19일 20~30대 고객 구매건 수는 전주 동기간(5월 6~12일)대비 15% 가량 증가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 후 대학가에서 자취하는 20~30대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을 찾은 20~30대는 주로 이미용품과 일상 생활용품을 구매했다. 같은 기간 올리브영에서 스킨케어와 클렌징 매출은 각각 20.7%, 23.5% 증가했다. 삼푸와 린스 등 헤어용품 매출도 18.5% 가량 늘었다. 생리대 등 건강·위생용품 품목은 27.5%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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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올리브영 매장에서 여성 위생용품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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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가 H&B스토어로 몰린 이유는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편의점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주효했다. 실제 이날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에서 생리대 '좋은느낌 울트라날개 대형 16p(1+1)'은 6800원에 팔리고 있었다. 개당 3400원꼴로 인근 편의점(8500원)보다 5000원 가량 저렴했다.

올리브영의 경우 본사가 위치한 서울 소재 전 매장에서 재난지원금(신용체크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서울 외 타지역에서는 가맹점일 경우에만 쓸 수 있다. 올리브영은 재난지원금 소비 증진을 위해 오는 28일까지 썬케어와 헤어·바디용품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편의점에서는 가치 소비가 이뤄졌다. CU에 따르면 이달 13~19일 20~30대 매출증가율 1위 품목은 와인으로 32.5%나 늘었다. 이에 비해 40~50대는 식재료(35.9%)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세븐일레븐에서는 고급 아이스크림 매출이 21.6% 증가해 전체 신장률(11.3%)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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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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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도 재난지원금 소비 촉진에 나선다. CU는 이달 말까지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제로페이·코나카드)로 사용하는 고객에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미니스톱은 다음달 30일까지 제로페이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면 기프티콘 1000원을 준다.

이밖에 20~30대는 재난지원금 사용법으로 선결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C(34·남)씨는 재난지원금으로 헬스장 6개월권(36만원)을 결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헬스장에서 등록 기간을 올해 내로 연장해줬기 때문이다. 대학생 D(21·여)씨는 재난지원금으로 자취집 근처 밥집에서 20만원을 선결제했다.

D씨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찾는 곳이기 때문에 선결제를 하면 여유롭게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즐겨먹는 제육덮밥인 6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30끼니는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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