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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청와대 줄 대려는 경제단체들, 물밑 유치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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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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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0 경자년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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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행사를 두고 경제협·단체간 물밑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합니다."

재계 한 인사는 22일 정치권에 대한 재계의 최근 분위기를 이렇게 요약했다. 기업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집권여당과 지연·혈연·학연 같은 기존 접근방식으로는 '통(通)'할 길을 찾기 쉽지 않은 청와대 때문에 그나마 공식적인 행사에 매달리는 눈치싸움이 격렬하다는 얘기였다.

이 인사는 "지난 정부의 트라우마로 공식 행사가 정치권과 재계의 주요 소통로로 떠오르다 보니 빚어진 현상"이라며 "청와대 행사가 그 중에서도 가장 핫한 이벤트라 경쟁이 과열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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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지난 1월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2020 경자년 신년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 회장, 최 회장, 정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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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다른 인사도 "청와대 행사에 초청되느냐, 청와대 관련 행사를 유치하느냐가 어느 정부 때보다 조직력과 대외 영향력을 드러내는 방편이 됐다"며 "정부가 투명한 소통을 강조할수록 청와대 행사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올초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신년회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재계 주최 신년회에 참가하는 대신 별도의 청와대 주관 신년회를 개최했다. 청와대가 올해 신년회를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하면서 일각에서는 그동안 제기됐던 재계와의 소통 소홀 논란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발표 직전까지 물밑에선 대한상의의 말못할 노력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10대 그룹 계열사 한 임원은 "지난해 대통령 신년회가 중소기업중앙회 회관에서 열린 이후 대기업 쪽에서 아쉽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대한상의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아우르는 대표 경제단체로 내심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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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맨오른쪽)이 지난 2월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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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5대 경제협·단체 가운데 무역협회도 청와대와의 교감에 부쩍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정부와의 관계가 다소 소원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제외하고 무역협회까지 나머지 3단체간 눈치싸움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1년차 중반에 취임한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은 2004년 참여정부에서 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으로 일하다 참여정부 말인 2007년 산업부 장관을 지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 자체가 친문 인사로 청와대나 정부와 스킨십이 좋다 보니 대한상의나 중기중앙회에서도 상당히 신경이 쓰일 것"이라며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단체마다 정치권과 소통로 역할을 하는 대외협력 담당 인력들이 느끼는 피로감이 상당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청와대 내부 기류를 잘못 읽거나 행사 관련 실적이 저조한 임원이 불이익을 당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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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탄탄한 지지도가 이런 상황의 배경으로도 지목된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임기 4년차 들어서도 60%에 달하는 데다 지난달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이 180석 이상을 차지하면서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없는 정권 후반기가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역대 최초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재계에서 청와대와의 교감에 더 신경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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