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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유니클로는 ‘퇴출’ 닌텐도는 ‘환영’…선택적 불매운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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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불매운동 직격탄…국내 사업 축소 수순

-닌텐도는 불매운동 ‘무풍지대’…모동숲으로 특수

-선택적 불매운동 비판에도…“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헤럴드경제

(왼쪽) 닌텐도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 구매를 위해 응모하는 모습. (오른쪽) 시민단체가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을위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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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니클로는 1년 새 매출이 급감해 사업 축소에 나선 반면, 닌텐도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 열풍으로 깜짝 특수를 누리고 있어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편의에 따라 특정 브랜드만 거부하는 ‘선택적 불매운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1위 SPA 유니클로의 몰락유니클로는 국내 패션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켜왔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부터 5년 간 국내 패션 브랜드를 모두 통틀어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저렴한 가격과 기본에 충실한 상품이 인기 비결로 꼽혔다. 작년에도 사실상 ‘1위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판도를 바꿔 놨다. ‘한국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의 발언이 확산되면서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그 결과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9749억원의 매출과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국내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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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폐점한 유니클로 이마트 월계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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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는 국내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방문객이 끊긴 ‘유령매장’이 많아지자 작년 8월 종로3가점을 시작으로 10개 넘는 매장을 폐점했다.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인 ‘지유(GU)’는 오는 8월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8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1호점을 연 지 2년 만이다. 회사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영향과 이커머스 등 비즈니스 구조 변화의 필요성을 반영해 한국 내 지유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닌텐도는 실적 대박…‘모동숲’ 사려고 밤새 줄 서일본 게임업체 닌텐도는 모동숲 게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모동숲은 콘솔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로 즐기는 게임으로, 무인도에서 집을 꾸미고 이웃과 교류하는 단순한 내용의 ‘힐링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국내 출시 이후 전국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국내에서 닌텐도 구매 대란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공식 판매처인 대형마트나 전자제품판매점 등에 추가 물량이 입고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수백명이 매장으로 몰려 밤새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10~30여만원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모동숲 대란’으로 닌텐도는 2020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기준 3523억엔(약 4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1%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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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 테크노마트 앞에서 시민들이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숲 에디션 구매 응모를 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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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불매운동 비판하는 목소리도일각에선 선택적 불매운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매운동 실천은 개인의 자유지만, 필요에 따라 특정 브랜드만 불매하거나 구매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4월 닌텐도 대란과 관련해 “닌텐도 게임기를 사려는 사람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두고 일본 우익과 언론이 얼마나 비웃겠나”라며 “개인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킬 수 있도록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개그맨 유민상 씨는 유튜브 계정에 모동숲 영상을 올렸다가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자 영상을 비공개 전환하기도 했다.

선택적 불매운동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니클로와 같은 패션 브랜드는 탑텐, 스파오 등 국내 브랜드로 대체할 수 있지만 닌텐도는 마땅한 대체제가 없다는 것이다. 닌텐도와 유사한 콘솔 게임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가 있지만, 콘텐츠가 달라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를 대체할 수 있냐 없냐를 떠나 개인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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