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 마지막 사과 기회마저 스스로 저버렸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4월23일 오전 부산시청 9층에서 부산시장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 시장은 부산시장직을 사퇴하면서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0.4.23/뉴스1 © News1 박기범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며 스스로 사퇴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9일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사퇴 후 시정혼란,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잠적'해 비판을 받아왔던 오 전 시장은 '비공개' 조사를 선택하면서 다시 한번 지역사회에 실망감을 안겼다.
오 전 시장은 22일 오전 8시쯤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부산경찰청에 비공개 출석했다. 지난달 23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사퇴 기자회견을 한 지 29일 만이다.
오 전 시장은 강제추행, 공직선거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동안 오 전 시장과 측근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휴대전화 문자와 통화내역 등 증거물을 분석했다. 또 정무라인과 측근 관계자들 비공개 소환조사 하면서 공증 내용을 파악했고 최근 피해자로부터 진술도 확보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사퇴 과정에서 시 고위공직자에게도 성추행 및 사퇴 사실을 숨긴 채 갑작스러운 사퇴를 결정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퇴 이후에는 ‘청와대 개입설’ 등 계속된 의혹제기에도 경남 모처에서 칩거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지역에서는 경찰소환 조사를 전후해 오 전 시장이 시민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그간의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비공개 조사가 결정되자 실망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부산진구의 이모씨(34세)는 "성추행이란 초유의 사태로 사퇴한 이후 제대로 된 해명도 없이 유유자적 했다"며 "부산시정을 이끌었던 사람이다. 그런데도 시민에 대한 책임감을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안일규 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은 "오 전 시장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자리마저도 비공개를 선택하면서 시민에 대한 사과의 자리마저 피한 것"이라며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할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pkb@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