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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사고사실 모르고 지나친 뺑소니 처벌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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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기계적 뺑소니범 수사관행에 경종

운전자가 운전 중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낸 뒤 그냥 지나갔다 하더라도 이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 뺑소니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22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이덕환 판사는 뺑소니범(특가법상 도주 치상)으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공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19년 1월 심야에 부산 해운대구 주택가 이면도로를 달리던 중 차량 조수석 측면으로 길 가던 B 씨의 허벅지를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았다. 쓰러진 B 씨는 어깨 쇄골 부위가 골절됐다.

반면 A 씨는 B 씨에게 사과하고 합의를 했지만, 사고발생 사실을 몰랐다며 뺑소니 혐의는 부인했다.

A 씨는 사고 당시 어두운 밤에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전조등을 켜지 않은 채 차량을 운행하면서 누군가와 통화를 했으며, 피해자 B 씨는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여기에 A 씨는 수일 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신이 쇠약한 상태인 점이 병원기록을 통해 밝혀졌다. A 씨에 대한 거짓말탐지 결과에서도 사고를 몰랐다는 질문에 진실반응이 나왔다.

재판부는 “운전자가 교통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차량을 잠시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사건의 CCTV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충격한 뒤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대로 지나갔다”며 “피고인이 사고 발생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김천=이현종기자 ldhjj1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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