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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코로나19 뉴딜' 본격화한 중국…최소 820조원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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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경기부양용 특별국채 찍고 인프라 투자 대폭 확대

재정적자율 '3.6% 이상'…불확실성에 성장목표 제시 못 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고강도 경기 부양 패키지 가동에 들어갔다.

중국이 거의 반세기 만에 마이너스 경제 성장이라는 충격적인 경험을 한 가운데 정부가 대규모 공공 투자를 일으켜 경기를 살리는 '코로나19 뉴딜'을 본격화한 것이다.

중국은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이례적으로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비상 상황에 처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합뉴스

전인대 개막식서 공작보고하는 리커창 총리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3기 13차 회의가 22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 만인대회당에서 개막한 가운데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5.22 chinakim@yna.co.kr



중국 중앙정부인 국무원은 22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정무 부문의 부채 증가를 감수하고서라도 대대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기존 2.8%이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을 '3.6% 이상'으로 대폭 끌어올린 것은 중국이 표방하는 '더욱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선명히 드러낸 조처다.

사상 처음으로 경기 부양용 특별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내기로 했다. 재정 건전성과 부채 비율 관리를 중요시하던 중국 정부가 과감히 태세를 전환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올해 발행할 특별 국채는 1조 위안 규모다. 이는 중국의 작년 GDP의 1%가량에 해당한다. 이는 회계 기준상 정부 재정적자로 잡히지는 않는다.

중국의 특별 국채 발행은 13년 만이다. 1998년과 2007년 특별 국채를 찍은 적이 있지만 이는 각각 4대 국유은행의 자본 확충과 중국투자공사 설립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어서 경기 부양 목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인프라 시설 투자 확충 기조도 한층 선명해졌다.

인프라 재원 확보에 주로 쓰이는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 발행 규모는 작년 2조1천500억 위안보다 커진 3조7천500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특별 국채 발행과 특수목적채권 발행으로만 확보되는 재원이 최소 4조7천500억 위안(약 822조원) 규모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때 내놓은 4조 위안 규모의 '슈퍼 부양책'을 연상케 하는 고강도 경기 부양 패키지를 다시 내놓은 것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 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정부는 내부 논란 끝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제시하는 것을 포기했다. 향후 경제 상황의 핵심 변수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쉽게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특정 시나리오에 기반한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의 의미가 퇴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경기 경제에 작지 않은 부담을 줬다. 안 그래도 경기 둔화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올해 코로나19라는 '블랙 스완'이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6.8%로 중국은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경험했다.

연합뉴스

정협 개막식 도착하는 시진핑과 리커창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시작을 알리는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회의가 21일 베이징에서 개막,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회의장인 인민대회당에 도착하고 있다. ymarshal@yna.co.kr



코로나19 저지 성공에 힘입어 중국이 3월부터 경제를 정상화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1984년 15.2%까지 치솟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작년엔 6.1%까지 떨어졌다. 앞서 2012년에는 '8% 지키기'(保八) 시대가, 2015년에는 '7% 지키기'(保七) 시대가 각각 저물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1%대 경제성장률 시대가 성큼 현실로 다가와 버린 것이다.

중국 안팎의 수요 감소가 가장 중국 경제에 가장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당분간 대외 수요가 위축되고 서비스업 위축 및 고용 불안으로 내수도 부진해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도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폭발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지난 1월 극적으로 타결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파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중 갈등 전면화에 따른 외부 환경 악화는 중국 경제 회복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연합뉴스

미중 갈등 심화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



물론 올해 마이너스 경제성장이 확실시되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보다는 다소 사정이 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고성장을 거듭하던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 둔화는 경제·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면서 중국공산당에 심각한 도전을 안기고 있다.

최근 들어 산업생산 등 일부 지표가 최근 미약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민생 안정의 핵심 지표인 도시 실업률은 6.0%로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의 공식 실업률에는 취약 계층인 농민공(農民工)이 고용 동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이어서 실제 중국 국민이 느끼는 실업 고통은 훨씬 큰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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