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국회 마지막 본회의서 억대 연봉 정책연구위원 증원
10명 증원에 5년간 70억 예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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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20대 국회가 마지막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숫자를 늘리는 국회 규칙 개정안을 통과한 것을 두고 여야가 이른바 밥그릇 늘리는 것에 합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짬짜미 국회'가 재현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앞서도 여야는 의원 세비인상안에 합의했다가 비판 여론에 이를 철회한 일이 있었다.
21일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각 교섭단체 정당에 소속돼 활동하는 정책연구위원 정원을 67명에서 77명으로 늘리는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임용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통과했다.
정책연구위원은 1급∼4급에 해당하는 별정직 국가공무원이다. 연구위원들은 소속교섭단체대표의원의 지휘·감독을 받아 교섭단체소속의원의 입법활동을 보좌한다.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임명·해임을 제청할 수 있고, 추가 인력에 드는 연간 재정 소요는 1인당 1억 원이 넘어 총 10억여 원으로 추산된다. 1급 1명, 2급 9명 등 10명 증원에 5년간 70억35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1급에서 4급에 해당하는 10명은 평균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세금에서 받는다.
국회 본회의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문제는 억대 연봉 정책연구위원 자리가 사실상 각 당의 당직자들이 파견 형태로 가는 경우도 있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을 위한 자리를 늘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국 내 사람 챙기기 위한 개정안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입법권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여야가 평소엔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면서도 공동의 이익을 앞에 놓고선 '짬짜미'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서민을 위한 국회 모습을 보여달라. 억대 예산이 투입하는데,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직장인 B 씨는 "이런 일에는 여야가 합심한다"면서 "국민이 어떻게 (국회를) 보고 있을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앞서 여야는 같은 목적의 사안에서는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2015년에는 의원 세비인상안을 의결했다가 비난 여론에 황급히 철회했다.
당시 국회에서는 공무원 보수인상률과 같은 3.8%를 적용해 국회의원 1인당 세비 (1억3796만원)보다 524만원 인상된 1억4320만원으로 세비를 인상하려 했다.
또 20대 국회에서는 2018년 국회의원 세비인상분을 예산안에 포함한 사실이 드러나 세비인상분을 반납하는 일도 있었다.
전문가는 제도 취지가 무색해지면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책연구위원 제도 자체를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한다면, 국민들도 비판하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없다라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정책연구위원 자리가 일부의 경우, 당직자들을 위한 자리로 운영되다 보니, 사실상 '자기 사람 챙기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보좌관 늘리기나, 세비 인상 등 은근슬쩍 처리하려는 행위 등에 국민이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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