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사진)이 금요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언론을 피하기 위한 꼼수 출두 의혹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화물용 엘리베이터까지 동원해 조사실로 직행하도록 배려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 전 부산시장은 22일 오전 8시께 차를 타고 부산지방경찰청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0층 여성·청소년 수사계 조사실로 올라갔다.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탄 오 전 시장은 외부 노출 없이 수사실까지 직행할 수 있었다. 오 전 시장이 탄 화물용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문은 평소 잠겨 있지만 경찰은 이날 특별히 문을 열고 오 전 시장 측을 배려한 것으로 알려져 피의자에게 지나친 호의를 베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한때 공개 소환 여부를 검토했지만 오 전 시장 측이 경찰에 비공개 소환 원칙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의 금요일 출두와 관련해 언론의 집중포화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부산 양대 지방지인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지난해부터 토요일자 신문을 발행하지 않고 있다. 전날 제작하는 신문 특성상 토요일자 신문이 없어지면서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기자들은 금요일에 출근하지 않는다. 오 전 시장 사건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룰 두 신문사 기자들이 거의 출근하지 않는 금요일을 선택한 것은 이런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활빈단 등 시민단체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고발된 7건에 대해 모두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조사에는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대표변호사가 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이며, 법무법인 부산은 오 전 시장과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가 공증을 작성했던 곳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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