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참여 압박에 범정부 차원 대응 나설 듯…'외교전략조정회의' 가동 준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미국이 탈(脫)중국을 목표로 구상한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동참할 것을 한국에 압박하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열린 4차 한미 고위급경제협의회(SED)를 계기로 EPN을 포함해 미국의 다양한 구상을 전달 받아 인지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정부는 미국이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의 실명으로 6개월여 만에 탈중국을 목표로 한 EPN 참여를 한국에 전달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22일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EPN 구상은 이미 인지한 상황"이라며 "EPN 구성 논의가 구체화된다면 외교전략조정회의를 포함해 정부 내 각급에서 논의하고,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과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이 글로벌 경제 패권을 놓고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우방 국가들로 구성하려는 '경제 블록' EPN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상황이 회복 단계에 있는 한중 관계를 다시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공개적으로 다시 언급한 만큼) 앞으로 EPN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ㆍ중 무역 갈등을 다루기 위해 출범한 외교전략조정회의는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 개최된 이후 올해 들어서는 열리지 않았다. 이 조정회의에는 외교부 외에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일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15개 관계 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하지만 외교부는 사안이 확대될 경우 외교전략조정회의 외에 범정부 차원으로 확대해 논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도 미국이 EPN 구상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구상이 아직 검토 단계 수준이어서 이 사안에 대해 확정적으로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미국 측은 글로벌 차원에서 경제 분야에 있어 EPN을 포함해 다양한 구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EPN 구상은 검토 단계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PN은 미국 중심의 새로운 경제 블록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전략과 맞물려 있다. 크라크 차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국무부 아시아ㆍ태평양 미디어 허브가 마련한 전화 회의에서 "우리는 미국과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한 EPN 구상을 논의했다"며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SED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입장이 비슷한 국가, 기업, 시민사회로 구성될 예정이며 '민주적 가치들'에 따라 운영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