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7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들이 “단지 노후화로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서울시에 재건축 사업 진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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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시의회에서 채택된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의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조속한 수립’ 청원에 대해 서울시는 "현재로선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나설 예정이 없다"고 답변할 방침이다. 서울시의회에서 채택된 청원은 90일 이내 답변해야 해 이 청원 답변일은 다음달 3일이다.
시 관계자는 "2018년에 불안정한 부동산시장 상황을 고려해 마스터플랜 수립을 중지했는데, 현재까지도 여건 변화가 없기 때문에 진행할 생각이 없다"면서 "마스터플랜 수립을 재개하면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이나 시점을 묻는 말에는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으로 시장이 좀 안정화되면 검토 가능하다"면서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여전히 무기한 연기라는 뜻이다.
앞서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추진위는 시의회에 ‘안전사고 예방대책 수립 및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발표에 관한 청원’을 냈다. 이 청원은 지난 3월 제219회 시의회에서 출석위원 전원 찬성으로 본회의에 부의됐고, 본회의에서 채택됐다.
시범아파트는 1971년 준공돼 지어진 지 50년이 지났다.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대해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 불안정’을 이유로 2018년 지구단위계획 수립 절차를 보류했다.
추진위는 청원에서 재건축이 기약 없이 지연되면서 안전상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 지연에 따른 안전사고에 대비해 서울시가 책임성 있는 대책을 수립할 것 △부동산 시장 불안정을 이유로 발표를 지연한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조속히 결정·발표할 것 △지구단위계획의 조속한 발표가 어려울 경우 개별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대안을 마련할 것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시의회는 이같은 청원이 일리가 있다고 봤다. 시의회는 심사보고서에서 "정비계획 결정을 요청한 시범아파트에 대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사유로 도계위 상정을 유보하고 사업을 지연시키는 것은 재량권 일탈 남용의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과도한 재량권남용의 여지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서울시 행정에 대한 주민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했다"면서 "재추진 시기를 명확히 제시하거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시기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시범아파트는) 시설 노후화로 재건축 추진이 시급한 상황인데도 연관계획 발표 지연으로 안전 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실현 가능한 대안 마련과 지구단위계획 발표를 통한 재건축 정상화를 요구하는 이 청원은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시는 재건축 지구단위계획 수립이나 개별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두 가지 청원에 대해 ‘불가’ 통보를 하는 대신, 안전 조치는 해나갈 예정이다. 시는 시의회 청원이 접수됐다며 영등포구청에 "연 2회 정기 안전점검을 실시하라" 등으로 회신했다.
이제형 시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여의도만 이렇게 계속 막는 것은 불합리한 것 아니냐"면서 "안전사고가 나야 재건축을 하게 해 줄건가"라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2018년 8월 서울시의 ‘여의도 마스터플랜 보류’ 조치로 재건축을 하지 못하는 단지는 여의도에 여럿이 있다. 준공 50년이 된 공작·한양·광장 등이 대표적이다.
고성민 기자(kurtg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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