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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시시비비] 중국의 양회(兩會), 포스트 코로나의 가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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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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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초에 열리던 중국의 양회가 두 달여 늦은 지난 21일 개막됐다. 중국 양회는 언제나 주목의 대상이지만, 이번은 더욱 특별하다. 왜냐하면 내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1년 앞두고 성장률이 사상 최악(1분기 마이너스 6.8%)으로 급락한 데다, 미ㆍ중간 갈등도 급격히 재점화되는 상태여서 중국 정부의 타개책이 초미의 관심사다.


현장에서 꼽는 주요 관전 포인트는 정치ㆍ경제ㆍ사회 전 분야를 망라한 코로나19 통제, 성장목표와 대책, 빈곤 탈출, 샤오캉사회(보통사람도 부유하게 사는 이상적인 사회) 전면 건설, 민법 초안, 대외 환경 대응 등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이번 만큼은 경제가 핵심 중 핵심이라 본다.


첫번째는 목표성장률 제시를 지켜봐야 한다. 중국 정부는 매년 양회에서 그 해 목표로 하는 성장률 또는 작년(6.0~6.5%)처럼 적어도 성장률의 구간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1995년의 8~9%와 같이 구간을 더 넓히거나 아예 구간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2021년 샤오캉사회 진입을 위한 성장률을 발표해왔는데, 이에 따르면 올해 대략 5%대 중반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올 1분기가 마이너스 6.8%인 상태에서 연평균 5%대 중반을 달성하려면 2분기부터 8~9%씩은 성장해야 한다. 이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높아야 3% 전후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따라 성장률을 발표했다가 '이 걸로는 샤오캉사회 진입이 어렵다'는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될 수 있다.


두번째는 목표성장률보단 사상 최악의 성장률에서 얼마나 빨리 반등할지 가늠할 수 있는 경기회복 수단 발표를 관전 포인트로 볼 수 있다. 얼마나 큰 경기부양책을 발표할까.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재정정책으로 재정적자를 GDP의 3.5% 이상으로 맞추고, 13년 만의 특별 국채 발행으로 5000억~1조 위안(170조원)을 공급하거나, 지방채를 지난해 대비 1조 위안 이상 늘린 3조5000억 위안(600조원) 발행하고, 금융정책도 대폭 완화해서 GDP의 4.5%(900조원)까지 풀 거란 얘기들이 나온다. 지난 10일 발표한 인민은행 통화정책 이행보고서에서는 '대수만관(大水漫灌: 물을 대규모로 푼다) 정책을 하지 않겠다'는 문구가 사라졌다. 또 지방채는 예산승인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달 중순 현재, 지난해 발행액의 90%(1조6000억 위안) 수준까지 발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리만사태 때의 '4조 위안'을 2배 이상 뛰어 넘는 슈퍼부양책을 기대하는 눈치다.


세번째로는 샤오캉사회의 또 다른 측면인 '전면 빈곤 탈출'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주목받는 게 농촌의 소득증대정책이다. 농촌소득이 늘어나면 이는 그동안 중국 고성장의 그림자였던 '빈곤 탈출과 소득불균형' 해소돼 축하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성장의 중요 축인 소비 증가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중국 정부로선 일석이조다. 양회 때마다 아이디어를 내는 텐센트의 마하텅 회장이 이번에도 새로운 안을 제시한다고 한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농촌진흥안'이 그것이다. O2O 활용 등 농촌 디지털화로 생산력을 적극 제고하고, 도농(都農)간의 소득격차를 줄여 농촌의 질적 발전 및 전면적인 진흥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네번째로 포스트 코로나19 경제구조전환정책의 하나인 '신형인프라대책'이 나올지 관심이다. 철도, 도로 등 아날로그 인프라에 중점을 뒀던 리만 때와 달리, 5G(5세대 이동통신)ㆍ인공지능ㆍ빅데이터센터ㆍ사물인터넷 등 디지털인프라 구축안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까지 약 10조 위안(1730조원)의 투자계획안 얘기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이후는 비대면, 디지털생산과 소비가 대세다. 어차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면 미래 인프라에 집중투자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 입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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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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