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호지슨·이상석 박사 이끄는 국제연구팀 성과
활동은하핵 '3C 84'를 포함하고 있는 은하 NGC 1275.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2020.05.2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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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를 측정하는 표준촛불(standard candle) 후보로 활동은하핵이 가능하다는 검증에 성공했다.
22일 천문연은 천문연 소속 제프리 호지슨·이상석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 '3C 84'를 관측한 미국 초장기선간섭계(VLBA) 자료를 활용,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주를 이해하는 일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것으로, 우주에서 우리 은하를 벗어나 다른 은하까지 거리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표준촛불이다. 얼마나 밝은지 고유밝기를 알고 있는 천체가 있다면, 그 빛이 지구에서 얼마나 희미해 보이는지 겉보기 밝기만 알아도 그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여러 표준촛불 중 가장 먼 거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표준촛불은 제Ia형(제일에이형) 초신성이다.
그러나 100억 광년이 넘는 멀리있는 은하에서는 밝기의 한계로 제Ia형 초신성이 관측되지 않는다. 이는 크기가 140억 광년인 우리 우주를 이해하는 데 제한적이다. 연구진은 이에 더 멀지만 제Ia형 초신성에 비해 훨씬 밝은 천체인 활동은하핵을 더 먼 우주까지 측정 가능한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 제시했다.
우주에서 먼 거리에는 밝은 천체들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가 활동은하핵이다. 이는 다양한 파장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특별한 활동성이 보이는 은하의 중심 영역을 뜻하는데, 태양 질량의 100만배에서 수십억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대질량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부착원반을 형성, 그 중심에서 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물질을 내뿜는 제트가 형성되고 이 제트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빠르게 분출되면서 아주 강한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페르세우스자리 A 은하 중심에 있는 활동은하핵 '3C 84'의 제트가 일부 영역에서 변광 특성을 보이며 광도가 146일 주기 동안 약 2.7배 정도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다.
또 활동은하핵 제트가 빛의 속도로 변광 주기 동안 이동한 거리를 광원의 크기 즉, 제트의 실제 크기라고 가정하고 이를 고해상도 전파 관측이 가능한 미국 VLBA의 영상지도를 통해 얻은 각 크기와 비교해 활동은하핵 '3C 84' 제트까지 거리는 2억2000만에서 2억5000만 광년임을 알아냈다.
이같은 결과는 같은 은하 내의 표준촛불 제Ia형 초신성 관측을 통해 계산한 2억~2억7000만 광년과 비슷하다. 이는 활동은하핵을 활용한 거리측정 방법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천문연 측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제프리 호지슨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박사는 "본 연구에서 검증한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는 천문학에서 가장 먼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성 박사는 "앞으로 수행할 연구에서는 천문연에서 운영하는 초장기선간섭계인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더 먼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까지의 거리측정에 도전할 것"이라며 "이는 우주론 모형을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열쇠가 돼 우주의 끝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더욱 먼 활동은하핵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표준촛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나갈 예정이다. 또 후속 연구를 위해 천문연에서 운영하는 KVN을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전파망원경들과 연계해 미국의 VLBA를 능가하는 고해상도 국제 전파관측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해당 논문은 영국 왕립천문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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