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비공개 소환 조사 |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업무시간 집무실로 부하직원을 불러 성추행한 뒤 짤막한 사퇴문을 읽고 행방을 감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9일 만에 부산경찰청에 출석하면서 입장표명을 할지 주목된다.
오 전 시장은 22일 오전 8시께 흰색 계통 차를 타고 부산경찰청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 여성·청소년 수사계 조사실로 올라갔다.
오 전 시장이 탄 화물용 엘리베이터의 지하주차장 문은 평소 잠겨 있지만, 경찰은 이날 특별히 문을 열고 오 전 시장 측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 측은 이날 피의자 조사에 앞서 경찰에 비공개 소환 원칙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탄 오 전 시장은 외부 노출 없이 수사실까지 직행할 수 있었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23일 연 사퇴 기자회견에서 900자 분량 성추행 사과문을 읽은 뒤 질문도 없이 회견장을 빠져나가 잠적했다.
[그래픽]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파문 일지 |
성추행 사과문 역시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등의 표현이 담겨 범죄심리학자로부터 성인지 의식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오 전 시장 측은 현 정권과 특수관계인 법무법인 부산에서 피해자와 사퇴 공증을 썼고, 정무라인이 개입해 사퇴 시점을 총선 뒤로 미뤘다는 각종 의혹이 불거졌지만 오 전 시장과 일부 정무라인은 잠적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를 두고 한때 350만 시민이 있는 부산시정을 이끌었던 수장으로서 무책임하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경찰 조사가 임박한 오 전 시장 측은 경찰 피의자 조사 출석 때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부산경찰청 기자단 요청까지 거부하며 이날 몰래 부산경찰청에 출석했다.
오 전 시장의 경찰 출석 소식이 알려지자 현재 부산경찰청 안팎에는 많은 취재진이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가는 오 전 시장을 취재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이날 오후 조사를 마친 오 전 시장이 다시 부산경찰청을 몰래 빠져나갈지, 취재진과 맞닥뜨리거나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말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칩거하던 오거돈,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출석 |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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