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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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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 언급한 날 中왕이 “북미대화 희망”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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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부장, 기자회견서 “북미 대화 재개 원한다” 말해 / 김정은,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해야” 언급

중국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북 대화 가능성을 거론해 주목된다. 원론적 언급이란 평가도 있으나 이날 북한이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침을 밝히며 미국을 자극한 점과 관련돼 눈길을 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핵 문제를 잘 관리해야 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선 북한을 대화 테이블 앞에 앉힐 필요성을 느낄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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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연합뉴스


24일 외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중국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북·미 관계에 관해 짧게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가능한 한 빨리 유의미한 대화를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양국 모두를 향해 회담 테이블 앞에 조속히 앉을 것을 촉구했다.

이어 “미국과 북한 간에 소통과 대화를 유지하는 것은 양측의 갈등과 모순을 해소하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전제라고 생각한다”며 “대화를 하는 것이 대화를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왕 부장은 “미국과 북한 간에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한반도의 교착 상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더욱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진정한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앉아서 토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어나서 행동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짜 기회를 또 날려선 안 된다”며 “미국은 어렵게 얻은 개입의 성과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일단 왕 부장의 언급은 다소 원론적으로 들리는 게 사실이다. 미·북 간의 물밑 접촉 움직임을 읽었다기보다는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공개적으로 대화를 촉구하는 측면이 더 강해 보인다.

‘문제를 해결할 진짜 기회’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향해 ‘기회를 또 날려선 안 된다’, ‘어렵게 얻은 성과를 낭비하지 말라’ 등 취지의 언급을 한 것은 지난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말미암아 빈손으로 끝난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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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마침 이날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 결과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오랜만에 핵무기 관련 언급을 내놓았다. 회의 결과를 전하는 북한 매체들은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며 “인민군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들도 취해졌다”고 설명했다.

무력도발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라 청와대도 즉각 구체적 내용 및 의미 분석에 나서는 등 민감하게 대응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전쟁 억제력’ 운운이 직접적인 도발 의사 표명은 아니란 분석을 내놓았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를 한 번 흔들어보려는 의도가 짙다는 것이다. 선거전 막판에 북핵 문제가 비화하는 경우 미 정부의 ‘외교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란 식의 비판을 들을 가능성이 큰 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선거 전에 북측과의 협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 무드를 조성해 놓을 필요가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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