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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30대 중반까지 저축한 골량, 타고난 약골도 강골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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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주기별 뼈 건강관리법

중앙일보

생애주기별 뼈 건강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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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는 평생 건강의 동반자다. 튼튼한 뼈는 키 성장을 돕고, 나이 들어서는 골다공증과 골절을 예방해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도록 지지해 준다. 뼈 건강을 좌우하는 건 70%가 유전이다. 하지만 약골로 태어났어도 노력으로 튼튼한 뼈를 단련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하정훈 교수는 “후천적으로 노력하면 나머지 30%를 끌어올려 나이가 들어도 탄탄한 뼈를 유지할 수 있다”며 “청소년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뼈 건강에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뼈 건강 관리의 목적은 골감소증과 골다공증을 예방해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연속적으로 골절을 경험할 위험이 커지고, 건강이 도미노처럼 악화한다. 하 교수는 “노인의 경우 대퇴골(허벅지) 골절이 발생하면 10명 중 2~3명은 1년 내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골절이 생기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낙상으로 골절이 생기면 움직이기 쉽지 않다. 입원 등으로 오래 누워 있으면 근육이 마르고 심폐 기능이 떨어지면서 폐렴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다. 노년층에서 근골격계는 심뇌혈관계 건강과 밀접하다. 골절을 겪고 난 뒤 치매가 오는 사례도 있다.

건강한 뼈를 노년까지 유지하려면 30대 중반까지 골량을 차곡차곡 저축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상일 교수는 “골밀도는 사춘기 무렵에 급격히 증가하고 20~35세에 최대에 이르는데 이때의 골량을 최대 골량이라고 한다”며 “최대 골량이 많았던 사람은 이후 골 소실이 비슷한 속도로 일어나도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조깅·줄넘기 등 골량 증가에 효과적

청소년기부터 20~30대까지 최대 골량을 쌓기 위한 방법은 운동과 영양이다. 조깅·줄넘기·배드민턴처럼 하중을 실어 뼈를 자극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또 뼈를 둘러싼 근육을 탄탄하게 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뼈의 원료인 칼슘과 비타민D는 중요한 영양소다. 우유와 유제품의 칼슘은 체내 흡수율이 높다. 하 교수는 “칼슘 영양제는 흡수율이 떨어져 효율이 높지 않은데 그렇다고 고용량으로 복용하면 다른 장기에 석회화가 생겨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칼슘은 되도록 음식으로 섭취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비타민D는 주 2회 이상, 30분씩 야외 활동으로 팔다리에 햇빛을 쐬면 필요한 양이 충족된다. 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김상일 교수는 “비타민D는 식품으로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고 나이 들수록 비타민D 합성 능력이 떨어져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된다”며 “다만 고용량으로 섭취하면 오히려 골절 위험이 커지므로 적정 용량을 지키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키 2㎝ 이상 확 줄면 골다공증 의심

뼈는 골절이 발생하기 이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다. 김 교수는 “골다공증의 위험 인자를 갖고 있으면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최근에 키가 갑자기 2㎝ 이상 줄었으면 척추에 이미 경미한 골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골다공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의 위험 인자 중 하나는 대퇴(허벅지) 골절의 가족력, 골절 경험이다. 특정 약물·질병도 골다공증의 위험 인자 중 하나다. 하 교수는 “천식,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질환으로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면 스테로이드 유발성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경우엔 젊은 나이어도 골밀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부 당뇨약과 항응고제, 항암제, 갑상샘기능항진증 같은 질병도 골다공증 위험을 높인다. 대체약을 먹거나 골다공증 치료를 좀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

여성에서는 저체중·폐경이 골다공증의 위험 인자다. 무게가 실려야 뼈가 자극돼 골밀도가 높아진다. 특히 여성에겐 심한 다이어트가 저체중뿐 아니라 생리불순까지 부를 수 있다. 이러면 뼈를 강화해 주는 여성호르몬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남성에서 골다공증은 음주·흡연 같은 생활습관이 대부분의 원인을 차지한다. 하 교수는 “건강검진에서 보면 젊은 남성이나 폐경 전 여성에서 골다공증은 아니지만 동일 연령의 집단보다 골밀도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럴 땐 금주·금연·운동 같은 생활습관 교정이 첫 번째 치료가 된다”고 말했다.

나이 들어 골밀도 감소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하면 노력으로 채워지는 속도보다 떨어지는 감소 속도가 훨씬 빠르다. 하 교수는 “나이 들면 뼈를 튼튼하게 하는 것에 한계가 있디”며 “골다공증 환자는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므로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감각과 근력을 키우고 생활 환경을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소년기 - 야외에서 운동하고, 심한 다이어트는 금물



뼈와 근육이 가장 잘 발달하는 시기다. 햇빛을 쐬며 뼈를 위아래로 자극하는 배구·축구·농구 같은 운동을 하면 좋다. 가공식품은 멀리해야 한다. 보존제 등에는 ‘인’ 성분이 과하게 들어 있는데 체내 칼슘을 빠져나가게 한다. 비만 예방을 위해 체중 관리를 해야 하지만, 특히 여학생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저체중이면 뼈에 하중이 실리지 못한다. 저체중은 골다공증의 위험 인자다.



청년기 - 음주·흡연·카페인 등 생활습관 유의



뼈 건강을 챙기는 데 늦지 않은 나이다. 남자는 30대 초반, 여자는 30대 중반까지 뼈 양이 채워진다. 골량을 채우기 위해 영양·운동을 챙겨야 한다. 음주·흡연은 골밀도를 감소시킨다. 짜게 먹는 습관과 과도한 양의 카페인 섭취(하루 4잔 이상)는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칼슘의 양을 증가시킨다. 여성호르몬은 뼈 손실의 속도를 늦추므로 생리가 불규칙하면 산부인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중장년기 - 골량 감소 속도가 빨라지므로 골밀도 검사를



골밀도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그 속도가 빨라지는 시기다. 골밀도 검사를 하고, 필요하면 감소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50세 이상 여성 10명 중 3~4명, 남성 10명 중 1명이 골다공증 환자다. 골다공증이어도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발생률이 50% 이상 감소한다. 한 번이라도 골절 경험이 있으면 꾸준한 재활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아야 2차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노년기 - 집 안 조명을 밝히고 시력 검사해 낙상 예방



나이가 들면 ‘낙상’을 예방하는 것이 뼈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주로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넘어지면서 발생한다. 집 안에서는 바닥에 걸려 넘어지는 요인이 될 만한 장애물(선풍기 전원선 등)을 없애고 밝은 조명을 사용하는 게 좋다. 백내장·녹내장 등 안과 질환은 시야를 흐리게 하므로 정기적으로 안과 진료를 받도록 한다. 외출 시엔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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