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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렘데시비르' 코로나19 환자 회복기간 31% 단축… 국내 치료제 사용 승인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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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주도한 렘데시비르 글로벌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게재됐다./NEJM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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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렘데시비르의 글로벌 최대 규모 임상시험 결과에서 이 약물이 환자 회복기간을 31%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보건당국의 긴급 사용승인이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지난 23일 발표한 렘데시비르(remdesivir)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이 약물은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약 31% 단축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사망률은 렘데시비르 투약군이 약 7%로 12%에 달한 위약군에 비해 5%포인트 낮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됐다.

NIH 주도 임상시험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0개국에서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렘데시비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위약군에 견주어 렘데시비르 치료군에서 회복시간이 31%(15일에서 11일) 단축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렘데시비르를 중증 환자에게 긴급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 1일 승인했다.

렘데시비르 임상 결과 치료 후 14일의 치사율도 11.9%에서 7.1%로 줄었다. 회복된 환자는 퇴원이 가능하거나 입원해 있더라도 산소치료가 필요없는 상태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회복이 15일에서 11일로 4일 단축됐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그 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의료 시설과 기구가 절실히 필요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NIH 주도 임상연구를 통해서 렘데시비르는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됐다. 오명돈 교수는 "이제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쓰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없게 되어서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치료제는 렘데시비르보다 더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의 표준 치료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미국 NIH 주도로 진행된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중 국내 임상시험을 총괄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미국 NIH 협력기관으로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다만 렘데시비르 치료 효과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 오 교수는 "항HIV치료제 개발 역사에서도 첫 치료제가 나온 이후에는 그 약물을 꾸준히 개선하여 강력하고 안전한 많은 치료제가 개발됐다"면서 "앞으로 이 약이 타깃으로 하는 바이러스를 더 억제하는 제 2세대, 제 3세대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에 대한 코로나19 임상시험을 총괄한 국내 연구진이 ‘표준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보건당국 승인도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임상결과를 평가한 질본이 긴급승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식약처에 통지하면 길리어드와 협의해서 빠르면 사흘만에도 긴급승인 결정이 날 수 있다는 게 우리 보건당국의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긴급 승인의 경우 수입과 관련해 특별한 기한을 법적으로 정해두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질본에서 특례 승인 요청이 오면 빠르면 며칠내에도 수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은 전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 시험이다. 미국에서 45개 의료기관이, 유럽과 아시아에서 28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가 참여했다.

오 교수는 "많은 기관이 연구를 진행했기에 2월 21일 환자등록을 개시한 지 두달만에 1000명이 넘는 많은 환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면서 "임상시험의 골드 스탠다드(가장 수준이 높은) 이중맹검, 위약 대조 연구 디자인으로 렘데시비르 효능을 평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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