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세종 규제자유특구 자율주행 실증사업' 착수
자율주행 관련 기업·기관 11곳 참여
박영선, "규제자유특구, 코로나 이후 '경제 리부팅' 핵심"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25일 오전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열린 세종 자율주행실증 규제자유특구 특구사업자 소통간담회를 마친 뒤 자율주행차량을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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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출발하겠습니다.”
25일 오전 세종시 연기면 중앙공원. 국내 벤처기업 언맨드솔루션이 전 세계 5번째로 개발한 무인 자율주행차 ‘위더스셔틀’(WITHUS)에 승객이 하나둘씩 올라탔다. 승객이 모두 착석하자 차가 도로 위를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했다. 위더스셔틀은 시속 30㎞ 이상도 주행할 수 있지만, 이날은 안전을 위해 시속 10㎞로 천천히 달렸다.
차 내부에는 운전석이 아예 없었다. 내부에 설치된 계기판에는 차량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장애물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잡혔다. 앞쪽만 보고 주행하는 일반 차량과 달리 사방 감시가 가능해 훨씬 안정감이 있었다. 과속방지턱에 가까이 다가가자 알아서 속도를 줄였다. 회전차로 역시 막힘없이 주행했다.
자체 기술로 이 차량을 개발한 문희창 언맨드솔루션 대표는 “세종시 같은 신도시는 교통 연결망이 부족해 주민 불편함이 크다”며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위험 요소를 해결하면 우리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역시 머지않아 일반 도로 주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세종특별자치시는 이날 자율주행차 안전성 확보 등을 위한 ‘세종 자율주행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그간 세종 자율주행특구에서는 △도심공원 자율주행 △주거단지 저속 자율주행 △일반도로(BRT) 고속 자율주행 등 3개 구간의 자율주행 실증을 위해 자율주행차 제작과 차량 위치 측정 기술력 향상, 안전 메뉴얼 수립 등이 진행됐다.
세종 자율주행특구는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6개 기업을 유치했고, 올 상반기에는 3개 기업을 추가로 유치했다. 실증사업 지원을 위해 세종시 산학연클러스터센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중앙공원에 자율주행 전용도로 및 안전시설도 만들었다.
이날 자율주행차를 시승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바야흐로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왔음을 실감한다”며 “위더스셔틀은 국내 중소기업이 다른 부품 중소기업과 협력해 만든 자율주행차로, 국내 여러 중소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열린 ‘세종 자율주행실증 규제자유특구 특구사업자 소통 간담회’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이춘희 세종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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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중기부와 세종시는 특구 실증사업에 참여한 기업인들과 소통 간담회를 이날 진행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세종 자율주행특구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지형 오토너머스에이투지 대표는 “자율주행차 한 대를 만드는 비용은 최소 2~3억원 이상이 들지만, 이를 활용한 운송·물류 사업으로 벌 수 있는 수익은 한계가 있다”며 “특구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기업의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훈제 팬텀AI코리아 이사는 “특구사업자 외에도 주변 연구기관이나 기업과 연계해 연구개발(R&D)이나 다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규제특구 내에 또 다른 규제가 있는지 살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영선 장관은 “규제자유특구 펀드를 조성해 벤처캐피탈들이 특구 입주 기업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며 “최근 ‘규제자유특구기획단’도 운영기간이 2년 연장됐다. 앞으로 2년간은 확실히 지원하고, 추후 성과가 나오면 특구 지원 조직도 더욱 체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와 세종시는 언맨드솔루션이 제작한 자율주행차를 오는 9월 중앙공원 개장 전까지 충분히 실증, 안정성을 확보하면 공원 개장과 함께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또 일반도로에서는 AI모빌리티의 저속 자율주행차를 세종테크밸리 인근 주거단지에서 실증하고, BRT도로에서는 오토너머스에이투지의 고속 자율주행차를 실증하는 등 다양한 차종을 투입해 세종시 교통상황에 적합한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규제자유특구는 코로나19 이후 경제를 ‘리부팅’하는 핵심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 거라 확신한다”며 “세종시 자율주행차의 성공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100년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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