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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3차 추경론에…재정준칙 무용지물 전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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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더 과감한 재정 역할 필요하다" 주문

2차 추경까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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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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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시수준의 과감한 재정지출을 주문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고용, 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재정이 경제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경제회복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공격적인 확장 재정을 지시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열리는 재정분야의 최고위급 의사결정회의다. 이번 회의엔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비롯한 전 국무위원과 당·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정부 들어 증가세를 달리던 국가채무는 코로나19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앞서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마련을 위해 각각 10조3000억원, 3조4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지난해 본 예산 기준으로 37.1%에서 △올해 본 예산 39.8% △1차 추경 41.2% △2차 추경 41.4%로 늘었다.

기재부가 다음 달 초 발표할 3차 추경안에선 이 비율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여당은 3차 추경 규모를 최대 50조원까지 언급했는데 만약 이를 전부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국가채무 비율은 45.8%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정부가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전망한 내년 국가채무 비율 42.1%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처럼 어느 때보다도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라는 특수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재정건전성 논의는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가재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매우 건전한 편”이라며 “물론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함께 해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오는 9월 장기재정전망과 함께 내놓을 재정준칙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역시 없었다. 재정준칙은 정부가 국가재정을 과도하게 지출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국가채무 비율이나 재정수지 적자 폭에 제한을 걸어놓고 이를 지키도록 권고하는 것이다.

해외에선 재정준칙을 만들어 둔 곳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유럽연합(EU)이다. EU는 남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정부 적자가 GDP의 3% 수준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고, ‘지출이 수입보다 빨리 늘 수 없다’는 식으로 지출 한도를 설정해두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재정법 제16조에 ‘정부는 재정건전성의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선언적 수준에 그쳐 실효성은 떨어진다. 이에 우리도 구체적인 내용의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일찌감치 “중기적 관점에서 한국적 상황에 맞는 유연한 재정준칙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재정준칙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시·일용 근로자 등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생활고가 이어지고 있고 다양한 산업에서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스스로 손발을 묶는 선택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는 “확장재정을 하면 국가채무 비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용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지출 구조조정 얘기가 많이 논의됐다”면서도 “증세나 재정준칙 얘기까지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 역할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재정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적극적인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가 특수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이전에도 국가채무 비율이 빨리 올라가는 편이었다”며 “상황이 끝난 이후에도 지금처럼 많이 쓰면 문제가 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재정준칙을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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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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