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를 잃게 되면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美 화웨이 제재 여파로 TSMC 타격
2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SMC는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지난 15일 보안상의 이유로 미국 정부가 자국 기술과 장비를 이용한 반도체 제조사가 허가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그동안 스마트폰용 고성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5G 기지국용 칩,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컴퓨터용 칩 생산 위탁을 TSMC에 맡겨왔다. 이들 대부분은 초미세공정을 필요로 하는 5~7나노미터(nm)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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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기간(120일)이 있어 화웨이가 차지했던 매출(비중 10~15%)을 향후 샤오미, 오포, 비보와 같은 업체들이 대신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장기적 시각에서는 그간 화웨이와 진행해 온 초미세공정 기술 개발이 어려워지게 돼 손해라는 분석이다.
브래디 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TSMC가 핵심 고객인 화웨이를 잃게 되면서 향후3nm, 2nm 등 신규 프로세스를 개발하는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화웨이는 TSMC의 16nm을 주문한 첫 고객이었으며, 7nm, 5nm의 핵심 고객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신규 프로세서는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도가 높아 애플, AMD, 화웨이, 퀄컴과 같은 대기업만이 초기 개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제품 및 고객을 통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신규 프로세스를 늘리는데도 도움이 된다.
왕 연구원은 "앞으로 TSMC가 화웨이와 진행했던 것처럼 공동으로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기존 프로세스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신규 프로세스보다 낮기 때문에 매출에도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 美 화웨이 제재, 삼성전자에겐 수혜
카운터포인트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화웨이가 TSMC 대신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초미세공정을 수행할 기술이 부족하다. 현재 TSMC를 제외하면 7nm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화웨이가 SMIC를 이용하더라도 TSMC와 기술 차이가 커 단기간 내 7nm제품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삼성 역시 미국과 중국의 압박을 양쪽에서 지속 받을 수 있다"며 "안정적인 수혜를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를 향한 미국의 칼날이 반도체 장비 업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지난해 미국의 상위 3위 반도체 설비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45%가 넘는다. 장비 선두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역시 미국 시장에 상장 돼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기타 파운드리 업체, 전자설계자동화(EDA)업체와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 업체와 같은 반도체 공급망에 있는 업체들도 영향권이다. 전자설계자동화(EDA)시장의 상위 3개 업체도 미국 기업이라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새로운 칩 설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5G 인프라 칩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화웨이가 적극적으로 5G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데다 최신 5G 기지국 입찰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상황이라 다른 업체로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sj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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