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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文 신임 두터운 탁 자문위원 화려한 컴백…野 “선거 이겼다고 단순 복귀도 아닌 영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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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탁 자문위원 기용 / 행사 기획력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져 / 탁월한 연출력으로 文 ‘감성정치’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

세계일보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내정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2년을 남겨놓고 측근 참모들을 최일선에 배치할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자신의 의중을 잘 아는 참모들을 요직에 기용,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성과 창출의 역량을 보강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의전비서관으로 1년 4개월 만에 청와대에 복귀하는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다.

탁 자문위원은 2016년 네팔 트래킹에 함께할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시절 남북 정상회담 등 굵직한 행사들의 '디테일'까지 기획하며 호평을 받았다.

논란 속에 지난해 1월 청와대를 떠났으나, 24일 만에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을 맡은 것은 문 대통령이 그의 능력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보여준 대목이다.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야 하는 자리 중 하나다.

이 자리에 대통령의 생각을 잘 아는 탁 자문위원을 두기로 한 것은 결국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서부터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의지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한편 탁 자문위원은 노무현 대통령 추모 콘서트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 측과 인연을 맺으며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2016년엔 문 대통령과 함께 네팔 트래킹에 다녀왔다.

정권이 출범한 2017년 5월부터는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근무하며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각종 행사를 이끌어 왔다. 2018년 4월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과 남북 정상회담 환영 공연 기획 등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탁 당시 행정관은 여러 차례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그는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의전비서관 승진을 원해 사의를 표명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었다.

그러나 줄곧 임종석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그의 사표를 반려했고, 남북 정상회담까지는 남아 달라고 요청하며 눈길을 끌었다. 2018년 7월 임 실장이 사표를 반려하며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고 했다"고 말한 것도 정치권에선 회자됐다.

2019년 1월 청와대를 떠난 뒤에는 자문위원으로 일하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 5·18 기념식 등 굵직한 대통령 주요 외부 행사 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다만 이번 인사 발탁으로 일부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어 청와대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탁 자문위원은 정권 출범 초반 여성 비하 표현과 왜곡된 여성관으로 각종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07년 저서 '남자마음설명서' 속 일부 표현이 여성 비하 파문을 일으키자 "현재 저의 가치관은 달라졌지만 당시의 그릇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면서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2007년 발간된 대담집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는 왜곡된 여성관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특히 여성 이슈에 대해 누구보다 민감하게 대응하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도 뼈아픈 대목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탁 자문위원을 기용한 것은 행사 기획력 측면에서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탁월한 연출력으로 문 대통령의 '감성정치'를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보수 야권에서는 탁 자문위원에 대한 인사 예정 소식이 알려진 후 "선거를 이겼다고, 수차례 여성 비하 발언을 했던 탁현민 전 행정관을 꽃가루 뿌려주며 단순 복귀도 아닌 영전을 시켰다"고 날을 세웠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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