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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 70% “윤미향 사퇴”하라는데, 이해찬 “일부 언론의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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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신상털기에 굴복 안돼”

우상호도 워크숍서 윤미향 두둔

“할머니가 화났다고 사퇴 못 시켜”

통합당 “국민 생각않고 비리 감싸”

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윤미향 당선인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왜곡된 보도가 많다“며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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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미향 당선인을 감싸고 나섰다. 윤 당선인이 불체포특권을 갖게 되는 날로부터 사흘 전인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다.

이 대표는 “일부 언론에서 대단히 왜곡된 보도를 많이 하고 있다”며 “잘못이 있으면 고치고 책임져야 하나 이는 사실에 기반해야지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피해의 삶을 증언하고 여기까지 해 온 30여 년 활동이 정쟁이나 악의적 폄훼, 극우파의 악용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이어 “사사로운 일을 가지고 과장된 보도가 많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론 성숙한 민주사회로 발전할 수 없다. 관계당국은 신속하게 확인을 해주고 국민 여러분도 시시비비를 지켜보고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된 윤 당선인 논란을 ‘일부 언론의 왜곡 보도’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 ‘극우파의 악용 대상’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 대표의 발언은 ‘윤미향 사퇴 불가피’로 흐르는 당 전체의 기류에 맞서는 역주행에 가까웠다. “나도 시민단체를 해봐서 안다. (계좌를 통한 기부금 공개는) 기부 내역을 공개하기 꺼리는 사람들이 있어 쉽지 않다”던 지난 20일 최고위 발언보다 오히려 한층 강경해진 태도였다.

당내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그룹의 리더격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당선인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털고 가자는 의원들이 많지 않았다. 분명하게 뭘 잘못했는지 드러났을 때 입장을 정해도 늦지 않다는 게 압도적 다수일 수밖에 없다”며 “언젠가 이게 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당의 동지인데 부담이 안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할머니가 화났다고 사퇴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이는 여론 흐름과도 거리가 있다.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직후인 지난 26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0.4%가 윤 당선인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두둔’을 두고 당내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충청권 재선 의원은 “과거 시민사회 단체와 함께 많은 일을 했던 이 대표가 젊은 의원들에 비해 더 큰 동료 의식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윤 당선인 영입도 이 대표가 직접 재가했던 일”이라며 “사퇴 권유는 스스로 한 일을 부정하는 일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윤 당선인이 자진사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러 공개적으로 감싸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일 관계 특수성을 상징하는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진보 진영에서 갖는 상징성 때문이란 설도 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을 때 이용수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던 일을 거론하며, 청와대에 이번에 침묵하는 것도 그 이유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이에 대해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국민의 눈높이는 안중에도 없이 사사롭고 사적인 감정으로 불법·비리까지 감싸는 행태야말로 신중하지 못한, 한없이 가벼운 처사와 말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윤 당선인 의혹을 맨 처음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신상털기식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믿는가”라고 물었다.

한편 윤 당선인과 직접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춘숙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와도 소통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본인이 꼭 (해명)해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가능하면 21대 시작하기 전에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임장혁·박해리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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