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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홍준표·안철수·유승민 시효 끝나, 오세훈 바보 짓” 김종인의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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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지휘봉 잡은 김종인

대권 잠룡들에 연일 쓴소리

金, 대권주자 만들기 시작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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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석 미래통합당의 지휘봉을 잡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진영 대권 주자들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통합당의 총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수락한 지난 3월 26일부터 약 두 달 간을 돌아봐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의원을 저격했고 지난 27일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내리깔았다. 김 위원장이 잠룡 길들이기와 함께 대권 주자 키우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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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과 가장 큰 설화를 일으킨 보수진영 대권 주자는 역시 홍 전 대표다. 지난 4월 24일 가진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터졌다. 김 위원장은 대선에 대해 “가급적이면 70년대생 가운데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불같이 화를 냈다. 그는 “뇌물 전과자인 분이 지금까지 이당 저당 오가면서 비례대표 5선을 했으면 만족하고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본인 검사시절 직접 자백을 받았다고도 폭로했다.

5월 7일 한 일간지의 칼럼에는 김 위원장의 측근의 입을 빌려 “홍준표가 통합당의 대선 후보 되면 당이 망한다”는 말을 전했다.

다만 홍 전 대표는 당선인들이 총회를 열고 그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복당 문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이 이왕에 김 위원장을 뽑았으니 혁신을 잘하고 개혁을 잘 하도록 밖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 22일 기자들을 만나 “40대 기수론을 무조건 강조할 수는 없다”며 “(시효가 끝났다는 말은) 2년 전부터 하던 얘기를 새삼스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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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면전에서 김 위원장에게 충고를 들었다. 전날 김 위원장은 통합당 전국조직위원장 특별강연에 나서 “당시 한나라당(현 통합당)이 ‘이건희 아들에게도 공짜로 밥 주란 얘기냐’는 반대 논리를 폈는데, 참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오 전 시장이 무상급식을 시행할지를 주민투표에 붙였다. 33.3%에 미달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투표율이 25%에 그쳐 그는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무상급식을 주민 투표 한 건 참 바보같다”고 했고 오 전 시장은 “수긍한다”며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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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과 연대 또는 통합을 통해 대선에 나설 여지가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유통기한 만료’ 판정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에 대해 “그 사람은 이미 시험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대 총선(2016년) 제3세력으로 38석이나 얻었는데 그걸 계속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새로 창당했지만 정당 득표율이 6.7%에 그쳐 비례대표 3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 할 게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정치권을 입문할 당시 ‘안철수의 멘토’로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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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팬카페에 동영상으로 대권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도 김 위원장에게 ‘대권 도전 불가’ 판정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은 시효가 끝났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2017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해 6.76%를 얻어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41.08%), 홍준표 한국당 후보(24.0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1.41%)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김 위원장은 사실 올 들어 계속 부딪혔다. 지난 2월에는 유 의원의 보수통합 구상에 김 위원장이 “새 당으로 무엇을 지향하느냐가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도 김 위원장이 총선 때 “전국 대학생·대학원생에게 1인 당 100만원의 ‘특별재난장학금’을 지급하자”는 제안에 대해 “국가재정이 얼마나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초반에 남은 돈 쓰듯이 흥청망청, 원칙 없이 쓰는 것은 좀 곤란하다”고 공개 반박했다.


결국은 김종인식 ‘대권 주자’ 키우기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권 주자를 연속 저격하는 일이 결국 흥행을 위해 경쟁의 판을 키우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 당 대표의 권한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쇄신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정권을 되찾는 ‘수권’이다. 한 중진 의원은 “홍준표,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 남경필에 이어 홍정욱까지 모두 우리 보수진영의 자산”이라며 “모두 본무대에 올릴 수 없으니 내년까지 혹독한 검증을 거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당이 대권 주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대권 경쟁의 룰을 만들 것으로 본다”고도 설명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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