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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10대 청소년 11명을 상대로 성폭행하고,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매매, 강간과 협박, 공갈 등의 혐의로 A(29ㆍ경기도)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피해자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 11명에 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과 페이스북 메신저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의 10대 청소년에게 접근해 범행 대상자를 물색했다. 상대방과 연락이 되면 “이모티콘을 선물해 주겠다”는 등의 방식으로 접근한 후 피해자들의 신체 특정부위 사진 등을 요구했고, 사진을 보내오면 인적 사항을 알아냈다. 이어 A씨는 휴대폰 듀얼넘버 기능을 이용해 1인 2역까지 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등 협박해 성폭행하고, 이 과정에서 성착취물 영상물까지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제작한 성착취 영상물은 사진 195개, 동영상 36개 등 231개에 이른다.

A씨는 자신이 제작한 성착취 영상물을 지인 2명에게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A씨는 해당 영상물을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하지 않았고, 재유포된 사례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경찰청은 앞서 지난 3월 25일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을 구성하고 연말까지 사이버 성폭력 사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현재 17건의 사건을 수사 중이며, 현재까지 13명을 검거했다. 이 중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

B(45ㆍ충청도)씨는 지난 2월 중순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선물 등을 미끼로 청소년 알몸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또 ‘N번방’ 운영자 ‘갓갓’이 제작한 아동 성착취물 138개를 판매한 혐의로 C(26ㆍ경기도)씨를 붙잡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경계심 없이 오픈채팅방 등을 이용할 경우 누구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으며, 무심코 올리거나 전송하는 사진 등이 악용돼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며 “또 이번 사건과 비슷한 수법의 범죄행위가 SNS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