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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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상황 때문에 경제 전망이 더욱 나빠졌다”며 확장적 통화ㆍ재정정책을 통해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취약계층과 기업,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이미 역대 최저인 연 0.75%였던 기준금리를 두 달 만에 한 단계 더 내려 기준금리 0.5% 시대를 열었다. 이날 금리 인하 결정은 조윤제 금통위원이 금리 결정에서 빠진 가운데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4월과 달리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한 이유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분기 내에 정점에 이른다는 전제를 설정했는데, 지난 4월 이후 남미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해 성장률을 전보다 낮췄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현재를 금리 인하의 적기로 판단했다.”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했다고 보는데.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실효 하한에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본 유출의 측면에서 다른 나라 금리보다 우리 금리가 조금 더 높다. 실효하한은 실물 경제의 상황이나 금융 안정 측면에서 유효성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금리 이외의 수단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확대 편성으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예상된다.
“국채 발행 확대에 따라 채권 시장에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장기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 필요 시 국고채 매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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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건전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금처럼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는 취약 계층과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확장재정이 필요하다. 위기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성장 기반이 훼손되고 잠재 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피해가 커진다.
우리나라의 재정 정책 여력이 여타 국가에 비해 크다는 점은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이 일관되게 내리는 평가다. 물론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당연한 것이다. 긴 시계에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노력이 같이 진행된다면 현재의 확장 정책의 타당성은 유지될 것이다.”
-주가가 코로나19 충격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실물시장의 둔화에 비해 금융시장이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실물과 금융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는 △주요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경제활동 재개 기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 등이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시장 기대가 재조정되고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은 우려하고 있다. 금융 충격에 대응할 국내 금융기관의 복원력은 양호하다고 본다.”
-미ㆍ중 분쟁으로 인해 우리 경제 부담이 예상된다.
“현재 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수출 위주의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원화 환율은 위안화 환율과의 동조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상황에 유의하고 필요 조치를 시행할 것이다.”
-조윤제 금통위원이 표결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금통위원으로 선임되면 금통위실에서 관련 법률과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조윤제 위원은 보유 자산에 대한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해 놓은 상황이며, 법률상 필요한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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