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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위크리뷰]코로나19 제조업 충격 확인…韓銀, 성장률 마이너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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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 0.75%→0.50%로 추가 인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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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한 경제가 지표를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이제는 내수 뿐 아니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제조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제조업 가동률도 뚝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하며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다.


◆코로나19, 韓경제 핵심 제조업 덮쳤다= 지난달 제조업 생산·가동·출하는 금융위기를 겪은 후 11년4개월만에 최악 수준으로 추락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0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은 전월대비 6.4% 줄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도 6.0% 하락했다. 둘 다 2008년12월 이후 최대 폭 감소다.


특히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생산이 급감했다. 반도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15.6% 생산이 감소했다. 11년4개월 전 -16.9%를 기록한 후 최대 폭 감소다. 자동차 생산은 해외 판매수요 위축으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줄어든 여파로 13.4%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에 비해 0.5% 증가했다. 숙박음식점, 교육 등 3월에 큰 폭으로 감소했던 업종의 기저효과 때문이다. 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외환위기 이후 22년1개월만에 최저치다. 통계청은 취업자 수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경제심리지수, 코스피 등이 감소해 전월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봐도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한겨울이다. 5월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49였다. 넉 달 연속 하락으로 2009년 2월(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의료물질·의약품(+23포인트) 등이 올랐으나 자동차(-11포인트), 화학물질·제품(-10포인트) 등이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대기업(-2포인트)·중소기업(-4포인트), 수출기업(-2포인트)·내수기업(-4포인트) 등 기업 규모나 형태를 가리지 않고 모두 하락했다. 특히 중소 제조기업 체감경기는 금융위기 때보다도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는 4포인트 하락한 41을 나타냈는데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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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성장률 마이너스 전망= 한은은 28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0.2%)로 전망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은은 올해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한은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적은 금융 위기 이듬해인 2009년 4월(-2.4%)과 7월(-1.6%) 두 번 있었다. 이후 11년 만에 마이너스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50bp 낮춘 뒤 지난달엔 동결했지만 이번에 추가로 금리를 내린 것이다.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미국(현재 0%)보다는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까운 수준까지 금리를 내린 셈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소비가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판단ㆍ수출 소폭 감소)과 비교하면 국내 경제 상황을 훨씬 심각하게 본 것이다. 또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악화됐다"면서 "국내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으로 밑도는 0% 내외 수준으로 예상되며,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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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0.2%로 제시했지만, 코로나19가 악화하며 최악의 경우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3분기 중에 정점을 찍고, 봉쇄조치 완화속도가 생각보다 느릴 경우를 시나리오로 삼았을 때의 전망치다. 한은이 시나리오별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한은의 이번 경제전망에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추경이 국회를 통과해 집행되는 시기가 불확실한 상태에서는 숫자로 계산해 반영하기 굉장히 어렵다"며 "구체적인 추경 규모가 나오면 얼마나 효과있는지 계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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