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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흑인 기자, 시위현장 생방송중 체포···美 또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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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소속 오마르 히메네즈 기자가 주 방위군에 체포당하는 장면. CNN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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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 백인 경찰에게 목이 졸려 숨진 사건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확산하며 미국 사회가 또 다시 혼란에 빠진 가운데, 시위 현장을 보도하던 CNN 기자가 생방송 도중 당국에 체포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체포된 기자도 흑인이었다.



흑인 사망한 도시, 흑인 기자도 체포



이번 일은 미 중서부에 위치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29일(현지시간) 발생했다. 이곳은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플로이드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경찰관이 근무하는 제3지구 경찰서는 시위대의 손에 불길에 휩싸이기도 했다.

사흘째 시위가 이어지자 미니애폴리스 주 당국은 주 방위군까지 투입해 시위대와 대치했다. 일촉즉발의 현장은 CNN의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오마르 히메네즈 기자는 이날 새벽 5시께 주 방위군 바로 앞에서 아수라장을 생방송으로 리포트하며 앵커와 문답을 주고받았다.

CNN 카메라가 주 방위군에 체포되는 시위대의 모습을 담는 동안, 경찰 4~5명이 히메네즈 기자와 CNN 스텝들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마스크를 쓰고 생방송 중이던 히메네즈 기자는 경찰에게 "원한다면 물러나겠다", "지금 생방송 중이다", "우리 네 명은 전부 일행이다" 등 방송 중임을 수차례 밝혔다. 이 과정에서 히메네즈는 자신이 CNN 소속임을 증명하는 기자증까지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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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소속 오마르 히메네즈 기자가 주 방위군에 체포당한 뒤 땅에 놓인 카메라가 계속 현장을 담고 있다. CNN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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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히메네즈 기자와 일행의 설명에도 경찰들은 그의 두 손을 뒤로 돌려 플라스틱 수갑을 채우고 구금했다. 히메네즈 기자는 "왜 나를 체포하는 것이냐"고 수차례 질문했으나, 구금 이유를 설명하는 경찰은 없었다. 히메네즈 기자의 손에 수갑이 묶이는 장면에서는 스튜디오에 있던 앵커도 당황한 듯 "여러분들은 지금 CNN 소속 히메네즈 기자가 주 방위군에 체포되는 장면을 보고 있다"며 "그러나 체포되는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은 모두 CNN 아침 방송에 그대로 송출됐다.



주지사 사과…들끓는 미국 사회



CNN은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약 7분 분량으로 편집해 유튜브에 올렸다. 해당 영상은 등록 즉시 미국 사회를 또다시 분노에 빠뜨렸다. 이 영상은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총 350만회 재생됐고,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NBC뉴스 등 주요 매체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WP는 오피니언란을 통해 "미니애폴리스에서 연기가 자욱한 새벽 경찰이 CNN 기자 히메네즈와 프로듀서 빌 커코스, 사진저널리스트 리오넬 멘데즈를체포했을 때, 카메라가 가진 민주주의 잠재력의 힘과 나약함이 극적으로 전 세계에 드러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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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소속 오마르 히메네즈 기자가 풀려난 뒤 "돌아왔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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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즈 기자와 동료들은 구금 몇 시간 뒤 풀려났다. NBC에 따르면 주 방위군은 성명을 통해 "거리를 정돈하는 과정에서 주 방위군에 의해 네 명이 체포됐으며, 이 중 CNN 직원들도 포함돼 있었다"며 "이들이 미디어 소속임이 확인돼 풀어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주 방위군의 이같은 설명에 CNN은 즉각 항의했다. 히메네즈 기자를 포함한 직원들은 체포 과정에서 이미 CNN 소속임을 밝혔다고 지적하면서다.

히메네즈 기자는 구금에서 풀려난 뒤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돌아왔다"고 알렸다. 그는 경찰들에 대해 "악의는 없었고, 나를 폭력적으로 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팀 월츠 미네소타주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즉각 사과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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