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2021년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인하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달 6~13일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 의견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80.8%가 ‘동결’이라고 답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실시한 같은 주제의 의견 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최저임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답한 곳도 7.3%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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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오르면 “고용 축소 불가피”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시급 6470원에서 이듬해 7530원으로 16.4% 올랐다. 지난해엔 10.9% 오른 8350원, 올해는 2.9% 오른 8590원으로 결정돼 시행 중이다.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이 2년간 30% 가까이 오른 뒤에 실시된 지난해 조사에서 69%가 ‘최저임금 동결’을 원했다.
최저임금 인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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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은 곧 고용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될 경우 어떻게 대응하겠냐고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기업이 고용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 중 44%는 ‘신규채용 축소’라고 답했다. ‘감원’이라는 답한 기업도 14.8%나 됐다. 실제 기업들의 76.7%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보다 경영상황이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2분기 역시 악화할 거라고 전망한 기업이 65.7%였다.
현재 상황이 지속할 경우 실제 감원이 불가피한 시기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45%가 ‘9개월 이내’라고 답했다. 연말까지(6개월 이내)라는 답도 10곳 중 3곳(33%)이었다. 설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다 해도 경영과 고용이 회복되려면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이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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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1만원 주장…결정까지 한 달 남아
한국 기업 수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절대다수가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를 주장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도 험로가 예상된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부진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은 만큼, 경제 상황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매년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면, 최저임금위원회가 90일 이내에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심의·의결해야 한다. 즉 6월 29일이 의결기한이다. 이후 노사의 이의신청을 받은 뒤 고용부 장관이 8월 5일 이내에 최종 고시한다. 하지만 현재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 간 의견 차이로 위원 구성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금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될 정도로 우리 경제와 고용수준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노사정이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기보다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하는 데 합의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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