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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끝내고 출근하자 확진자…'약한고리' 보험사 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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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잇단 콜센터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난감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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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입주한 콜센터 좌석마다 칸막이가 설치 돼 있다. 자리 배치는 한 칸 씩 비워둔 형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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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시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XA손해보험 콜센터 직원(50대 여성)이 코로나19로 확진된 데 이어 그 남편 등 접촉자 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동료 중 추가 확진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XA손보 측은 현재 콜센터가 입주해 있는 건물 2개 층을 폐쇄하고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콜센터 발(發) 감염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월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선 관련 확진자가 169명에 달하는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지난 5월 26일에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KB생명보험 전화영업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3일 KB생명에 따르면 현재 해당 영업점에서 근무하던 설계사 116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총 1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월부터 1m 이상 띄어앉기 지침



콜센터는 여러 명이 밀폐공간에 밀집해 전화영업을 하는 근무 특성상 비말 감염 우려가 큰 사업장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도 특별히 콜센터에 방역수칙 준수를 신신당부해왔다. 앞서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 3월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콜센터에 '좌석간격 1m 유지, 식사시간 교차 실시' 지침을 내렸다. 이어 금융위원회도 금융협회를 통해 한자리씩 띄어 앉기, 1.5m 거리확보, 3교대 근무 등 방역수칙을 콜센터 현장에 전달했다.

실제 한 생명보험사 콜센터에서 근무 중인 직원 A씨는 “3월부터 지금까지 점심시간에도 마주보지 않고 한 줄씩 떨어져 앉아 식사하고 있고, 지난달 말부터는 한 건물 여러 층에서 운영되던 콜센터를 두 개 건물로 분리해 근무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6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고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등교수업이 재개되고 문화‧여가시설 등이 다시 문을 연 상태다. 반면 보험사 콜센터에는 여전히 엄격한 감시가 작동하고 있다. 지난달 정세균 국무총리가 “향후 2주 간 콜센터 등 취약사업장 1700여 곳에 대해서 자체점검과 불시점검을 병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데 이어 지난 1일 경기도도 최소 1m 이상 간격 유지, 휴게실 등에 모여있지 않기 등 콜센터에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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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경기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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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근무로 생계 지장" "그래도 방역이 우선"



업계에선 이 같은 지침에 대해 “거리두기 근무를 언제까지 적용해야 하는지 판단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2일 확진자가 발생한 AXA손보의 경우 콜센터 재택근무를 하다가 지난달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면서 출근을 재개했던 경우다.

AXA손보 관계자는 “업계에서 재택근무를 가장 먼저 시작했으나, 지난달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후 직원들이 출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협회 측은 “금융위 방역지침(3월 13일) 당시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이었지만 지금은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상태인데, 콜센터 교대근무 등을 계속 해야 하는지 (판단이)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시간당 수당과 영업수수료를 받는 콜센터 영업의 경우, 거리두기 근무가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있다. 한 생명보험사 콜센터 직원 B씨는 “3월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급증한 뒤 칸막이를 설치하고 한 칸씩 띄어 앉도록 하고 교대근무를 실시하다보니 근무시간이 확연히 줄었다”며 “상담은 똑같이 들어와 한 명 당 상담시간은 더 길어졌다”고 전했다. 한 보험회사 관계자는 “보험 설계사는 영업하는 만큼 수수료를 받는데 거리두기 근무가 길어져 생계가 힘들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콜센터 영업 특성상 출근을 하면 계속 말을 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불가피하게 감염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선 “방역 수칙을 아무리 잘 지킨들 영업 특성상 발생하는 모든 비말 전파를 막긴 어렵다. 말 그대로 ‘랜덤(무작위)’”이라는 토로도 나온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와 똑같이 엄격한 지침을 유지하도록 권고하지만 계속 한 사무실에서 말하면서 근무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확진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원들도 사회에 폐를 끼치는 것 같다고 미안해하고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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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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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당장은 힘들더라도 밀집근무가 이뤄지는 사업장에선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의 엄격한 방역수칙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이관 동국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올해는 모든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수입이 줄거나 불편함이 있어도 감수하고 조금씩 부족한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백신이 나올 때까지는 소규모 유행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단 점을 인지하고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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