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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팩플]300대 기업 56% 고용 감소···롯데 두달 5279명 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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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데이터] 코로나 일자리③

코로나19 여파가 대기업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한 두 달간 시가총액 기준 3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56%)이 고용을 줄였다. 10대 그룹 가운데 삼성(1003명), 농협(87명) 등을 제외한 8개 그룹에서 일자리가 감소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2개월새 고용이 가장 많이 감소(5279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내에서도 대면 서비스 업종의 일자리 감소 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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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주요 소속회사 고용 인원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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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올해 2월과 4월의 전국 3인 이상 사업장의 국민연금 직장가입 데이터를 전수 분석해 확인한 결과다. 정규·비정규, 시간제·일용직 등 회사가 고용해 국민연금 부담금을 내는 모든 근로자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①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까지, '엎친 데 덮친' 롯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10대 대기업 집단(자산 기준)의 주요 계열사(전체 672곳 가운데 종업원 수 100명 이상인 357곳)의 일자리는두 달만에 0.98%(9024명) 감소했다. 지난 2월 93만 4251명→4월엔 92만5227명.

· 10대 그룹 중 삼성과 농협을 제외한 8곳의 고용이 줄었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일자리 감소 폭(5279명)이 가장 컸다. 조사대상 42개 계열사 가운데 롯데케미칼(15명 증가) 등 9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용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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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인원 감소한 롯데그룹 계열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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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대비 4월 고용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롯데리아, TGIF 등 식당 프랜차이즈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1402명)다. 업종 특성상 아르바이트 등 단기 고용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난 1분기 매출이 줄면서 고용에도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쳐웍스(-1375명)도 직원을 줄였다.

· 다만 롯데의 고용 감소는 코로나19의 여파로만 보긴 어렵다. 지난해 7월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계열사가 많다. 계열사 42곳 중 19곳이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점포 정리 등 구조조정에 들어간 롯데쇼핑(-994명), 일본 불매운동에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446명) 등도 있다.



② 고용 꾸준히 늘어난 삼성전자



· 삼성 그룹에선 삼성전자(1246명), 삼성바이오로직스(109명) 등의 고용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4월 일자리가 2월에 비해 1246명이 늘어 대기업 집단 소속회사 가운데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었다.

· 삼성의 일자리 증가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신규 투자 영향이 크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2018년 8월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설투자를 계속 진행 중이라 고용 인원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 2018년 8월 국민연금 데이터로 추산한 삼성전자의 고용 인원(가입자수)은 9만8670명이었다. 올 4월에는 20개월 전과 비교해 4580명(4.3%) 늘어난 10만3250명을 기록했다. 이 기간 신규 채용 인원(국민연금 신규 가입자)은 1만2843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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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고용 인원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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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삼성그룹 내에서도 온도 차가 있었다. 대면 서비스업종인 삼성전자서비스(-133명), 호텔신라(-117명), 제일패션리테일(-93명) 등의 감소 폭이 컸다.

· 다른 대기업 집단 중에선 2개월 사이 직원 139명이 늘어난 현대건설(현대차그룹), 108명 늘어난 SK하이닉스(SK그룹) 등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고용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③ '유동성 위기' 두산중공업, '코로나19 직격탄' CJ CGV



시가총액 상위 300대 상장 기업(5월 29일 기준, 종업원 수 100명 이상) 가운데 2월 대비 4월 직원이 1명 이상 줄어든 기업은 전체의 56%인 168곳(변동 없음 13곳)이었다.

· 업종별(한국거래소 분류 기준)로 보면, 서비스(-3430명), 유통(-1365명) 업종의 고용 인원 감소 폭이 컸다. 영화관을 운영하는 CJ CGV는 두 달 새 직원 수가 2452명 줄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관객 밀집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영 회차를 줄이고, 스크린 컷오프(일부 상영관만 운영)를 시행하고 있다"며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단기 아르바이트생의 근무 시간이 줄면서 국민연금 가입자도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동성 위기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두산중공업은 두 달만에 직원 695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585명), GS리테일(-504명) 등도 고용 인원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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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고용 변화 큰 기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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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씨젠·녹십자 등 '코로나 수혜' 기업



· 2월 대비 4월 고용 증가율로 보면, 콜마비앤에이치(9.5%), 씨젠(9.3%), 녹십자홀딩스(8.8%) 등 바이오 기업이 눈에 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손세정제 등을,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제조하는 업체다.

· 코로나19로 게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엔씨소프트(98명), 컴투스(79명) 등도 신규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원을 충원했다. 다만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로 지난 1분기(1~3월) 매출이 많이 늘어난 네이버(-52명)와 카카오(-40명)는 고용 인원이 소폭 감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매월 발생하는 일상적인 수준의 인원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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