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미 국방장관 “시위 진압, 군 투입은 최후 수단” 트럼프에 반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브리핑 자청해 “폭동진압법 반대, 주방위군 적합…시위 지지”

매티스 전 국방도 “분열 조장”…트럼프 ‘군 투입’ 한발 물러나

[경향신문]



경향신문

뉴욕 한복판…경찰에 연행되는 시위 참가자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여한 시민이 야간 통행금지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뉴욕 |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사진)은 3일(현지시간) “법 집행에 병력을 동원하는 선택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 회견에서 “민간과 군을 포함한 연방 차원의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 방침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을 지낸 제임스 매티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전·현직 국방장관이 모두 반기를 든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펜타곤에서 예정에 없던 TV 생중계 브리핑을 자청해 “나는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간 당국을 국내에서 보조하는 데는 주방위군이 가장 적합하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또 “미국 군대는 수정헌법 1조 집회·결사의 자유를 수호하기로 선서했다”며 평화 시위 지지 입장도 밝혔다.

지난 1일 세인트존스 교회 앞에서 벌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성경책 인증샷’ 행사에 동행한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행사를 위해 비밀경호국과 경찰이 백악관 앞 평화적인 시위대를 최루탄 등으로 밀어낸 것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 세인트존스 교회 등 피해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교회에 도착한 뒤 계획이 뭔지 몰랐다”고 했다.



경향신문

'시위진압에 군 동원' 트럼프에 반기 든 에스퍼 국방장관. 연합뉴스




에스퍼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동기생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살펴 그대로 따르는 ‘충성파’ ‘예스맨’으로 불려왔다. 이 때문에 에스퍼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미국 언론은 지적했다. CNN은 “에스퍼 장관의 낙마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현재까지 에스퍼 장관은 여전히 장관”이라고만 했다. 언제든 교체가 가능하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다만 에스퍼 장관은 브리핑 이후 워싱턴에 배치됐던 약 200명의 82공수부대원들을 노스캐롤라이나 포트브래그 기지로 복귀시키라고 명령했으나, 이 방침을 번복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이날 시사지 애틀랜틱에 발표한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인을 통합하려 노력하지 않고, 심지어 그렇게 하는 척도 하지 않는 내 생애 최초의 대통령”이라며 “그는 우리를 갈라놓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3년에 걸친 이런 의도적인 시도의 결과를 보고 있으며, 성숙한 리더십이 없는 3년의 결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에 반발해 2018년 말 물러났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매티스는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 “매티스는 미친 개”라며 “내가 그에게 사직서를 쓰라고 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보수 성향 인터넷 매체 인터뷰에서 시위 진압에 군 병력을 동원하는 문제를 두고 “상황에 달려 있다.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했다. 방화·약탈 등 폭력 시위가 줄어들고, 군 동원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강경 기조를 다수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