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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취재파일] 전쟁 같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진압 작전에 사용된 무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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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8분 46초 동안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 사건에 항의하며 발생한 시위가 열하루째를 맞았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약탈과 방화는 이제 거의 사라지고 평화적인 시위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오는 9일 플로이드 씨의 고향인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열릴 장례식을 앞두고 추모식도 이어지고 있다.

흑인 남성 플로이드 씨를 숨지게 한 경찰 4명은 2급 살인혐의가 적용돼 기소되면서 사건은 제도적인 처벌 절차를 밟게 됐지만, 경찰의 흑인에 대한 고질적 과잉 대응이 이번 사건으로 해결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연방군을 투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은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중무장한 주 방위군을 시위 진압에 투입한 것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미국에서 시민들의 시위에 군이 투입된 것은 1992년 로스엔젤레스(LA) 폭동사태 때 부시 대통령이 군을 투입한 이후 28년 만이다. 부시 대통령은 당시 주지사들의 동의를 받아 최후의 수단으로 군을 투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에게 주방위군 동원을 촉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직권으로 군을 투입하겠다고 엄포를 놓아, 잘못된 방식으로 공권력 행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과 뉴욕 등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서는 미국 경찰의 각종 진압 무기가 동원됐다. 몽둥이와 방패, 여러 종류의 최루탄과 스프레이가 사용됐고, 건물 옥상에서 발사하는 고무탄과 플라스틱탄은 시위대를 다치게 했다. 시위대에 경찰차가 돌진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80년대에 국내에서 대학을 다닌 기자는 당시 대학교 안까지 들어와 시위대 체포에 나선 경찰에 쫓겨 다녀야 했다. 90년대 초 기자 초년병 시절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밤을 새우며 밤낮없이 시내에서 벌어지는 시위 현장을 취재했다. 눈을 뜰 수 없는 매캐한 최루탄 냄새를 생각하면 지금도 코끝에 찡하다.

시위 현장에서 사용된 여러 가지 무기들에 대해 미국 경찰은 치명적이지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위대에 때로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영국 로이터TV는 전쟁터 같은 미국 시위 현장과 그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위 진압용 무기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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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 스프레이를 뿌리는 경찰과 우산으로 막는 시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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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루 가스(Tear Gas)

최루탄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경찰이 가장 빈번하고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무기다. CS나 CN 가스는 가스통에서 발사되는 분말 가스다. 눈과 목에 타는 듯한 통증을 유발해 시위대를 무력화시킨다.

● 페퍼 스프레이와 페버 볼(Pepper Spray & Pepper 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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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음탄이 터지면서 발산하는 섬광과 굉음에 놀라는 시위대


페퍼 스프레이와 페퍼 볼은 수동 또는 자동 발사기를 통해 발사된다. 페퍼 스프레이는 최루탄과 화학적으로 다르지만 눈과 피부에 타는 듯한 통증을 유발하고 눈물이 나게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효과를 유발한다. 자극적인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작은 공 모양의 페퍼 볼도 사용된다. 페퍼 볼은 CS 가스나 페퍼 스프레이와 유사한 PAVA 스프레이가 들어 있다. 발사기나 페인트 볼 총을 변형해 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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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옥상에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플라스틱탄을 쏘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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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음(光音) 폭탄(Flashbang)

경찰은 시위대에 광음 폭탄을 던지고 있다. 폭발하면서 밝은 섬광과 소리를 내 시위대의 정신을 멍하게 하고 혼비백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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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mm 고무탄 탄알과 고무탄 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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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탄과 플라스틱탄 (Rubber Bullet & Plastic Bullet & Sponge Bullet)

고무탄이나 플라스틱탄 그리고 스폰지탄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진압 장비도 사용됐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취재하던 로이터 기자들도 40 밀리미터 플라스틱탄에 맞기도 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경찰이 고무탄을 발사하자 에릭 가세티 시장은 가까운 거리에서의 고무탄을 사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7년 영국 메디컬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따르면 이런 발사체에 맞을 경우 사망률이 2.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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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기자(yc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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