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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중국산 흑연' 국산 기술로 더 순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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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의 리튬 이온 배터리에는 반드시 써야할 중국산 소재가 있다. 음극 소재로 쓰이는 99.9% 순도의 흑연이다. 이 흑연은 중국과 일본이 세계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데, 이중 중국산 천연 흑연의 비중은 65%에 달한다. 이차전지의 쓰임이 점차 늘어나면서 흑연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음극 소재 수요는 지난해 19만톤에서 2025년 136만톤으로 39%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높은 순도의 흑연을 얻기 위해서는 불산(불화 수소산)을 써야 한다. 불산 피부나 점막에 침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취급에 있어 주의를 요하는 유독성 물질이다. 불산 유출에 따른 위험과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중국 등 여러 국가의 정부는 불산 정제법을 금지하고 나섰다. 문제는 산업적으로 불산 정제법을 대체할 정제법이 없어, 늘어나는 흑연 수요를 대응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99.99%의 흑연 친환경 정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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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GAM의 친환경 고순도 흑연 제조 기술은 기존 황산과 불산을 이용한 기존 정제법에 비해 후처리와 폐수처리 등에 드는 비용이 저감된다. 불순물 제거를 위한 킬레이트 침출과 저온 소다 배소 공정을 추가해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제조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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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광물자원연구본부 자원활용연구센터 소속 장희동 박사 연구팀은 이같은 어려움에 처한 한 기업의 의뢰로, 친환경 흑연 제조법을 최근 개발했다.


염산 침출, 킬레이트 침출, 저온소다배소 공정 등으로 구성된 습식 제련법이다. 각 공정에 투입되는 최적의 시약의 양, 반응온도, 반응시간 등을 도출해 순도 99.99% 이상의 흑연을 제조할 수 있다.


새로 개발된 정제법을 통하면 불산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고,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친환경 공법이면서 흑연의 생산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후처리 비용이 들지 않아, 기존 불산 정제법의 70% 수준의 비용이면 흑연을 생산할 수 있다.


흑연의 순도도 불산 정제법보다 높일 수 있다. 불산 정제법은 순도 99.9% 흑연을 생산할 수 있으나, 새로운 정제법은 99.99%의 순도의 흑연 생산이 가능하다. 흑연의 순도가 높아지면서 음극 소재로서의 성능 증가와 수명 연장이 예상된다.


중국 등 국내외 기술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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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동(가운데) 박사와 연구진이 친환경 고순도 흑연 정제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장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친환경 고순도 흑연 제조 기술은 기존 99.9% 순도보다 더 높은 99.99% 이상의 최고 순도 흑연 정제 기술”이라고 말하며, “친환경성과 경제성의 장점을 바탕으로 중국 등의 기술이전을 통해 기술효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은 "친환경 고순도 흑연 제조 기술의 개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차세대 에너지 원료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성과"라며 "이번 기술이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기술이전 등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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