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기본소득 논쟁 기름부은 이재명…홍남기 "도입 부적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19 대응 적극 재정 정책, 국가채무 840조

이재명식 기본소득 월 50만원 지급시 연간 300조

홍남기 “현재 여건상 도입하기 적절하지 않아”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치권에서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재정 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악의 경제위기에 빚을 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재원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수십조원이 넘는 고정 지출이 필요한 사업을 수용하는 건 재정을 파탄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본소득을 공론화하기 전에 먼저 우후죽순 늘어난 복지 관련 예산을 정비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상 왼쪽부터)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재정을 소비역량확충에 집중함으로써 수요공급 균형을 회복시켜 경제선순환을 만드는 기본소득은 피할 수 없는 경제정책”이라고 주장해 기본소득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정부는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기본소득 도입 논의와 관련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합동 브리핑에서 기본소득과 관련해 “우리 여건상 도입하기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올들어 코로나19 사태 대응 차원에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건전성 관리 또한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기재부가 당·청의 압박에 결국 물러서기는 했지만 최초 정부안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을 50%로 제한하고 2·3차 추경에서 19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키로 한 것도 나라 곳간을 지키기 위한 차원이다.

홍 부총리는 3차 추경 관련 브리핑에서 “(국가채무 증가) 속도에 대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고 중기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도 적극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512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을 편성한데 이어 세차례에 걸친 추경으로 재정 부담은 이미 눈덩이처럼 커진 상태다. 올해 예상 관리재정수지적자는 112조2000억원으로 1년새 74조6000억원이나 불어나게 된다. 국내총생산(GDP)대비 비율은 같은기간 3.8%포인트 급상승한 5.8%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4.7%)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지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올해만 100조원 가까운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국가채무는 작년보다 100조원 가까이 증가한 840조2000억원이 된다. GDP대비 비중은 37.1%에서 43.5%로 껑충 뛴다. 반면 국세수입은 지난해보다 13조8000억원 줄어든 279조7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같은 재정여건 아래에서 기본소득까지 지급할 경우 재정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국민 5000만명 대상으로 1인당 연간 50만원을 줄 경우 한해 25조원이 필요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주장처럼 중장기적으로 연간 60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300조원이 필요하다. 이는 올해 본예산(512조원)의 60%에 가까운 수준이다. 대규모 증세 없이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기본소득은 재난지원금처럼 일회성이 아니라 고정으로 지출해야 하고 일단 지급을 시작하면 되돌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중장기 재정건전성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치권에서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고 내부 검토도 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선 도입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현재 정부의 입장”이라며 “(기본소득) 제도화보다 기존 복지 예산 등을 어떻게 정비할지에 대한 방안을 먼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