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중국의 위협’에 동맹국들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냉전 당시 소련을 ‘적’으로 간주했던 나토가 러시아와 중국을 같이 묶어 신경전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부상은 근본적으로 전세계 힘의 균형을 이동시키고 경제·기술 패권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중국이) 개방적 사회의 개인의 자유에 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은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우리에게 더 접근하고 있다”며 “유럽의 5세대(5G)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중국을 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러시아와 협력하며 군사대국으로 부상할 경우 동맹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나토는 미국과 서유럽의 지역 안보를 위해 1949년 탄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격화하는 와중에 사회주의 진영에 대항하고 자본주의 진영을 옹호하기 위한 군사 동맹망 성격이다. 동맹국을 토대로 나토군(軍)도 배치됐다. 당시 나토의 적국은 구 소련이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언급은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한 현 국제질서와 직결돼 있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적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 진영과 중국·러시아 진영간 갈등이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그는 중국의 위협 등 향후 직면하게 될 과제를 두고 “미국도, 유럽도 혼자서는 대처할 수 없다”며 “나토 동맹국들은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과 군사력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