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적' 규정 않으면서도 세력확장 경계
"한국·일본·호주 등과 협력해 글로벌 규칙·제도 수호"
옛 소비에트연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주도로 창설된 나토가 미국과 중국의 패권대결이 격화하면서 주요 표적을 중국으로 전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중국의 세력확장에 대한 경계심을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9일(현지시간) 밝힌 10개년 구상은 '점점 더 경쟁적으로 변해가는 세계에서 동맹을 강화하자'는 것이었으나 중국의 위협을 우려하는 대목이 주목됐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중국의 부상이 전 세계 힘의 균형을 바꾸고 있다"면서 오는 2030년까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전 세계에 걸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중국이 경제 및 기술 패권 경쟁을 부추기고, 열린 사회와 개인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으며, 우리의 가치와 삶의 방식에서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더 가까이 다가왔으며, 북극과 아프리카를 비롯해 우리의 주요 기반시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며 특히 중국이 러시아와 점차 밀착하면서 안보 문제 우려까지 제기됐다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나토는 중국을 새로운 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중국이 이미 세계 두 번째 수준으로 국방예산을 확대했으며, 나토 동맹국까지 사정거리에 둘 수 있는 미사일을 포함해 군 현대화에 집중투자하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는 2030년까지 뜻이 맞는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과 같은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글로벌 규칙과 제도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방의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중국의 세력확장에 공개적으로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나토의 이번 구상이 미국의 주독 미군 1만명 감축 계획과 관련한 보도로 유럽 내 불안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미국이 주둔군 감축 문제를 나토 동맹인 독일과 사전에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두둔하며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은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도 이득이 된다"며 에둘러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보와 관련한 긴장과 일련의 추세를 확대했다"라면서 최근 서구에서 나타난 중국산 상품 및 기술 의존의 위험성도 아울러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서방 국가들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분리주의 성향이 있는 홍콩에서 자국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군 수호이(쑤·蘇)-30 전투기로 대만 공역에 진입해 군사도발을 강행하고 대만 정부에 무력통일 가능성을 수시로 경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지 라다크 지역 인근에 수천 명의 병력과 장갑차·포병 부대를 추가 배치하는 등 군사력을 과시한 바 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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