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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흑인 목숨값 20달러 됐다…” 플로이드 동생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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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 법사위 청문회 증인 출석

“형이 20달러 때문에 죽었다는 건 온당치 못합니다. 물어볼게요. 그게 흑인 남성의 가치입니까. 20달러라고요? 지금은 2020년입니다. 거리에서 행진하는 사람이 여러분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말하고 있어요.”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을 거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의 눈엔 끝내 눈물이 맺혔다.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다.

필로니스의 형은 지난달 25일 담배를 사기 위해 2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의 강압적 체포 때문에 사망했다. 인종차별 등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을 휩쓰는 계기가 됐다. 9일 진행된 장례식을 기점으로 경찰의 권한을 제한하는 걸 골자로 한 개혁안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필로니스는 “형이 사망한 날 그를 돌볼 수 없었는데,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며 “형은 티셔츠에 그려진 얼굴보다 더 크다”고 했다.

아울러 “난 지쳤다. 지금 느끼는 고통에 지쳤다”며 “아무 이유 없는 죽임을 당하는 또 다른 흑인이 생길 때마다 느끼는 고통에 지쳤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걸 멈춰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고통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필로니스는 이날 증언을 시작하기 전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형의 얼굴 사진이 붙어 있는 것이었다. 그는 위원들에게 “형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건 여러분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지난달 비극적 사건에서 얻은 중요한 점 가운데 하나는 전국적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원하고 또 그래야 마땅하는 것”이라며 “우린 세부사항에 대해 토론해야 하지만 국민의 변화에 대한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법사위가 모든 일을 하는 건 의무”라고 했다.

그러나 필로니스의 절절한 호소가 즉각 현실화하는 데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경찰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이견을 보이는 지점이 있어서다.

민주당은 비위행위를 한 경찰에 적용해온 면책특권 제한, 목조르기 금지, 치명적 무기 사용 제한 등을 담은 개혁 법안을 내놓은 상태다. 공화당도 팀 스콧 상원의원이 중심이 돼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날 마크 메도우 백악관 비서실장이 스콧 의원을 찾아 관련 내용에 대해 협의를 한 걸로 파악됐다. 백악관 등은 경찰 예산 끊기(Defund the police)같은 공권력을 약화시키는 요구엔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께 경찰개혁 관련 행정명령을 내놓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비위행위를 한 경찰에 대한 보고시스템 구축 등 6~7개 조항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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