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잘못 털고 가기 의도인 듯…작년 1월에도 "큰 실수" 사과
플로이드 장례식에 동영상 메시지 전하는 바이든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과거 자신이 흑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있는 형사법안을 지지한 데 대해 사과하면서 흑인 표심 껴안기에 나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가 주최한 가상포럼에서 지난 1994년 자신의 형사법 지지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문에 대해 "타당한 우려"라고 인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상원 법사위원장 시절이던 당시 코카인 소지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지지하자 흑인 사회는 자신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비평가들은 그 법안이 소수인종을 대량 감금하는 데 기여했다고 지적한다.
바이든의 이날 언급은 불과 5개월 앞둔 미 대선에서 인종 차별 이슈가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면서 자신의 과오를 털고 가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는 작년 1월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 조찬 행사에서도 "큰 실수였다. 이 실수가 한 세대 전체를 옥좼다"며 당시 일을 사과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과거가 아닌 현재에 기반해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흑인 유권자는 올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한 핵심으로 통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올해 초 흑인의 경제적 이동성과 의료·교육 시스템의 인종적 불균형에 초점을 둔 계획과 현행 형사법의 핵심 조항을 뒤집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
하지만 일부 흑인 유권자들은 여전히 바이든 전 부통령의 그런 '경력'에 분노하고 있고, 그가 제안한 개혁안이 충분한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퓨 리서치센터 분석을 보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흑인 유권자 6%가 이번에도 다시 지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바이든 승리의 핵심 주(州)들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그들이 투표를 안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최근 경찰의 폭력 등 과도한 공권력 행사나 비위에 대해 면책특권을 제한하고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내용, 목조르기 금지 및 치명적인 무기 사용 제한 등이 담긴 경찰개혁 및 인종차별 방지 법안을 발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흑인을 위한 손해배상 청구를 지지할지는 언급을 피했다.
그는 관련 연구가 진행돼야 하며, 현금 배상에 대한 그의 지지 여부는 미국 원주민도 포함할지 등에 달려 있다고만 했다.
한편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재의 정치풍토가 이어진다면 민주당이 올가을 상원에서의 주도권을 되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르긴 하지만,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가 상원을 되찾기 위해 6석까지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무소속 2석이다. 민주당이 6석을 추가 확보하면 다수당이 된다는 의미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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