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ELS 마진콜 사태 등 코로나19로 자본시장 리스크 커져
“기재부와 하반기 증권사 외화 유동성·외화 규제 등 점검할 것”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에 대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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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 관련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증권사 외화유동성 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번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기획재정부에서 전 금융권에 대한 외화유동성, 외화규제를 한번 살펴보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증권사 외화유동성 관련 현장점검을 할 것”이라며 “은행권은 지금까지 강한 규제 덕에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증권사는 ELS 마진콜 등 문제가 발생해 결과적으로 증권사가 외화유동성 점검 대상에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이 증권사의 외환규제 정비에 나선 것은 증권사의 해외 자산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은 물론 외환시장까지 뒤흔드는 등 시스템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최근 몇 년간 해외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대거 발행했는데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세계 증시의 동시 폭락 사태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몰렸다.
특히 대형 증권사 5~6곳은 자체 헤지(가격변동 위험을 선물거래로 상쇄하는 위험회피 기법) 규모가 커 수조원의 증거금을 추가 내야 했다. 외화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가 국내 단기자금시장에서 원화 자금을 차입한 뒤 이 자금으로 달러 확보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 폭등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은 위원장은 “갑자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증권사 외화유동성 관리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증권사 미스매치, 즉 단기로 조달해서 장기로 운용한 것도 평상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코로나19사태로 전 세계가 위험하니까 미스매치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게 안 되겠구나 해서 미스매치를 줄이라고 지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식이 계속 오를 때는 ELS에 별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전 세계 시장이 고꾸라지고 마진콜에 걸리니 평화 시에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드러난 것”이라며 “그러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다고 누가 보장하느냐,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느냐 등의 지적사항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이고 그에 따라 점검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위가 기재부와 함께 하반기 증권사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시행과 외환건전성 부담금 제도를 정비하는 등 외환건전성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증권사에 대해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증권사에 대해서도 외화유동성 비율 규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점검지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는 다양한 위기 상황 시나리오를 가정한 뒤 위기를 견딜 수 있을 만큼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시험해 보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3월처럼 전 세계 주가가 동시 폭락할 때 증권사가 필요로 하는 달러 규모를 추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포트폴리오를 미리 조정할 수 있는 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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