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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가학" "꼴값"…막말 배틀로 치달은 진중권-신동근 페북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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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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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가학이고 꼴값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쯤이면 막 가자는 거죠? (feat. 노무현 대통령)”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여당 재선 의원과 장외 정치 논객의 온라인 설전이 닷새 만에 정점으로 치달았다. 신 의원이 15일 진 전 교수를 향해 “이런 상황에서 안보 갖고 장난치고 싶냐”며 정색한 듯 “가학”, “꼴값”을 거론하면서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진중권의 말과 글을 보면서 그가 심각한 자기분열 상태에 놓여 있음을 절감한다. 옛 중권 vs 지금 중권, 진보 중권 vs 보수 중권이 뒤죽박죽인 상태”라고 적었다. “성장을 위한 체세포 분열이 아니라 퇴행을 위한 의식의 분열”이라며 “진중해지실 것을 권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의전 대통령’ 파장



전날 진 전 교수가 “옥류관 주방장-문재인 대통령-신동근 의원-진중권 백성. 한반도 권력서열이 이렇게 되는 거냐”고 비꼰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거다.

당초 둘의 충돌은 지난 10일 진 전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을 “의전 대통령”으로 지칭하면서 불거졌다.

이날 국민의당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온 진 전 교수는 ‘조국과 윤미향 사태 초기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안 해 대중독재를 심화시킨 것 아니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사실 저는 대통령은 큰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답했다. “그분(문 대통령)한테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거다”는 주장이었다.

신 의원의 첫 공격은 정중했다. “미학자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강조했던 ‘구제비평’처럼 비판이 단순히 상대를 절멸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상대의 오류 속에서도 구제해서 보존할 수 있는 건전한 방향의 비평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신 의원과 함께 같은 당 윤영찬 의원(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 하승창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최우규 전 연설기획비서관 등이 일제히 진 전 교수 비난에 나서면서 ‘진중권 대 여권’ 대결이 확전 양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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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지난 4월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열린 '국회의원 당선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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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요구에 “폭언” 반발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잇따라 이들을 향해 개별 반박에 나섰다. 신 의원도 굽히지 않고 진 전 교수가 “난사 수준의 침 뱉기”(12일), “의도적 허위사실 유포, 음모론”(14일)을 하고 있다는 비난 글을 올렸다. 논란이 계속되자 “신 무슨 의원이더라?”(13일)고 적던 진 전 교수는 신 의원 실명을 거론하며 “이분들은 전체 맥락은 무시하고 ‘써준 원고를 읽는다’는 표현 하나에 매달린다”(14일)고 했다.

신 의원은 진 전 교수가 문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5일 신 의원이 “‘의전 대통령’ 오바 발언에 쿨하게 사과할 생각이 없나 보다”고 하자 진 전 교수는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대통령 비판 좀 했다고 여당 의원으로부터 ‘싸가지’에 ‘꼴값’이라는 폭언을 들어야 하는 나라가 됐냐”고 반발했다. 그는 논란 초기부터 “의전 대통령’ 비판의 취지는 따로 (일간지) 칼럼을 통해 설명하겠다”고 예고해왔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소재 설전이 막말 배틀로 치닫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민주당 소속 한 보좌진은 “진중권과 계속 붙으면서 신동근 의원이 대중에 이름을 알리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신 의원에게 “결국 바닥을 드러냈다. You go low, I go high(당신이 저급하게 갈 때 나는 품격있게 행동한다)”라고 했다. 미셸 오바마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했던 유명한 연설 문장(When they go low, we go high)을 풍자한 말이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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