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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검사들에 길들여졌나" 여당의 공격에, 추미애 "모욕적"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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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지나치다" "모욕적" 발끈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재조사도 요구

“장관 같은 분들도 검사들과 같이 일하면 검사들에게 순치(馴致·길들이기)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조금 했다. 지나친 이야기냐” (민주당 송기헌 의원)

“지나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조선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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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18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라며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자금 수수 사건’ 대한 검찰 수사는 부당했다며 재수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송기헌 의원은 '검·언(檢言) 유착'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지연된다며 추 장관이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지나치다”고 맞받았다. MBC는 '채널 A 기자가 윤석열 측근 검사장과 유착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관련 비리를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이철씨 주장을 보도했고, 여당은 검언 유착 의혹을 밝히라고 주장하고 있다. 추 장관은 송 의원의 질의에 안경을 벗고 의자에 기대는 등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추 장관은 송기헌 의원과의 질의 응답 과정에서 “소병철 의원도 검사였고, 검찰개혁 책임이 다 있다”면서 “그렇게 단정짓지 말라, 굉장히 모욕적이다”라고도 했다.

검찰 출신인 소병철 의원도 추 장관에게 “검찰 개혁이 안 되고 있다. 어떠한 개입이 있는 것 같다"며 "일선 검사들은 죽어라 일하는데 몇몇 검사들이 문제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가관"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동의한다”고 했다. 소 의원은 추 장관에게 “(검찰 개혁을)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 장관이 눈치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고, 추 장관은 “주저하지 않는다. 눈치보지 않고 잘 일하고 있다”고 했다.

소 의원은 또 “검찰총장과 감찰부서장이 서로 싸우는데, 이게 무슨 봉숭아 학당이냐”며 “장관으로서 감찰부서의 감찰을 왜 간섭하냐, 감찰 독립을 지키라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검찰을 옹호하거나, 주저하지 않는다"며 "눈치보지 않고 잘 일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민주당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했다. 한 전 총리는 건설업자 한만호씨로부터 2007년 3억원씩 세 차례 총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한만호 동료 수감자들이 한 전 총리 사건 담당 부서뿐만 아니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인 935호실에서도 자주 출정조사를 받았다고 한다"며 "출정기록은 마약류 수사 관련이라고 돼 있다고 한다"며 "감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당연히 조사돼야 한다"고 답했다.

여권에서 주장하는 한 전 총리 사건 '조작'의 근거는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고(故) 한만호씨의 '비망록'이다. 한씨는 비망록에 '검찰의 강요·회유로 한 전 총리에게 돈 줬다는 허위 진술을 했다'고 썼다. 하지만 이 비망록은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이미 검찰이 증거로 제출했다.

당시 한 전 총리는 검찰의 정치 공작 수사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대법원은 "증거를 종합하면 한 전 총리 혐의는 전부 유죄"라고 했다. 대법관 간에 의견이 엇갈린 부분도 있었지만, 대법관 13명 전원이 9억원 중 3억원에 대해 유죄 판단이 일치했다. 나머지 6억원도 13명 중 8명이 유죄라고 했다. 대법원은 유죄 핵심 증거로 한씨가 발행한 1억원 수표가 한 전 총리 동생의 전세금에 사용된 점을 들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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